19표 차로 살아남은 메이 “브렉시트 재투표는 英 분열”

이석우 기자
업데이트 2019-01-17 18:53
입력 2019-01-17 17:50

불신임 투표 하원서 반대 325표로 부결

SNP·자유민주당 등 인사 만나 대안 논의
불신임안 냈던 노동당에 “문 열려 있다”
EU 2020년까지 英탈퇴 연장 방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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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미소
안도의 미소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의사당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이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의 책임을 물어 하원에 제출한 정부 불신임안이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부결되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안도하며 웃고 있다. 런던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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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딜(브렉시트)과 재합의 사이.”

16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진행된 정부 불신임 투표가 반대 325표, 찬성 306표로 부결되자 가까스로 살아남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위한 ‘브렉시트 플랜B’를 마련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15일 부결됐던 합의안을 의회의 승인을 얻을 수 있도록 보완한 재합의안을 EU 측과 마련하거나, 아무런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하는(노 딜 브렉시트) 두 가지 선택지가 유력하다.

메이 총리는 이날 표결 후 총리 관저 앞에서 한 연설을 통해 “EU를 탈퇴하라는 영국민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내 임무라 믿는다”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메이 총리는 이와 관련, 야당이 요구하는 제2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의 의사를 다시 묻는 방안은 부정했다. 그는 “재투표는 나라를 분열시키고 정치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세 번째로 큰 정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을 비롯해 자유민주당, 웨일스민족당 등 주요 야당 인사와 회동을 갖고 대안을 논의했다. 메이 총리는 규정에 따라 오는 21일까지 플랜B를 마련해 의회에 제시해야 한다. 기존 합의안 부결을 불렀던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과 관련한 ‘안전장치’(백스톱)와 관련해 어떤 변화가 생길지가 쟁점이다.

문제는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다. 불신임안을 냈던 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의 행보에 부정적이다. 노동당은 “노 딜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총리를) 만나겠다”고 압박했다. 반면 메이 총리는 답변을 피한 채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유화적 자세로 응수 중이다. 메이 총리는 벨기에 브뤼셀로 날아가 EU 지도부와 협상을 갖고 브렉시트 연기, 새로운 조건 추가 등을 논의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EU 주요 회원국들은 본격적으로 노 딜 브렉시트를 대비하면서도 영국의 탈퇴 유예 가능성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EU 관리들이 브렉시트를 2020년까지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U는 당초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6월 말까지 3개월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해 왔다.

독일, 프랑스 정치권에서도 브렉시트 연기 필요성이 거론됐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EU는 영국이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2019-01-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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