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신몽유도원도/석철주 · 눈사람이 되기 위하여/정호승

신몽유도원도/석철주

110×300㎝, 캔버스에 아크릴릭·먹

전통 산수를 재해석해 그리는 동양화가. 추계예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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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몽유도원도/석철주
110×300㎝, 캔버스에 아크릴릭·먹
전통 산수를 재해석해 그리는 동양화가. 추계예대 명예교수

눈사람이 되기 위하여/정호승

눈 내리는 광야에

밥그릇을 내어놓는다

밥그릇에 흰 눈이 가득 담긴다

눈 내리는 광야에

눈사람을 세운다

눈사람 곁에 서서 평생 눈을 맞는다

눈사람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

눈사람처럼 일생을 살기 위하여

슬며시

눈 내리는 광야에 내어놓은

밥그릇에 가득 담긴

함박눈을 먹는다

어린 시절 굴렁쇠를 굴린 적 있는지요. 굴렁쇠를 굴리면 동네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더 자라면 마음의 끝, 세계의 끝까지 갈 수 있지요. 굴렁쇠는 동그라미 하나입니다. 동그라미는 끝없이 이어지는 길, 평화의 상징이지요. 눈사람은 동그라미가 두 개입니다. 혼자서 가면 외로울지 모르니 두 동그라미가 함께 모여 가는 거지요. 눈사람은 밤새 눈을 맞으며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그가 기다리는 이 누구인 줄 혹 아세요? 당신, 밥그릇에 담긴 함박눈을 먹으며 한 사흘쯤 눈사람 곁에 서 보세요. 눈사람이 누구를 기다리는지 당신에게 얘기해 줄지 모릅니다.

곽재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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