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R&D 분리’ 숨은 의미·전망
한국 생산기지 매력 잃어 10년후 철수설현대·기아차 영업이익은 5년 새 반토막
부품사도 위기… 3조 1000억 지원 요청
車산업 R&D·생산부문 경쟁력 확보 시급
노사관계 개혁·수출길 넓혀 활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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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드리운 암운은 ‘어닝쇼크’ 수준으로 내려앉을 완성차 업계의 올해 실적으로 드러난다.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이 4조원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8조원을 돌파한 뒤 매년 하락세에 놓인 현대차 영업이익은 올해 2013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게 된다. 기아차의 연간 영업이익도 3조원대였던 2013년의 반 토막이 될 처지다. 지난해 65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쌍용차는 올해 적자 폭을 줄이는 데 그치고, 한국GM은 올해 적자가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극심한 실적 부진은 수년째 이어지는 생산과 내수, 수출의 ‘트리플 부진’에서 기인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월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량은 8.4% 줄어들고 내수와 수출도 각각 3.4%, 9.3% 내려앉았다. 2016년부터 하락세였던 국내 자동차 연간 생산량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00만대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완성차 업계의 위기는 고스란히 부품 협력사들로 옮겨 가고 있다. 250여개 자동차 부품사들을 거느린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3조 1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완성차 업체 1차 협력사 851곳을 대상으로 자금 수요를 조사한 결과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권 대출금 상환 연장을 위해서만 총 1조 7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요 증가 둔화와 신흥국 통화 약세 등 단기적인 악재가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태는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비용·저효율’의 생산 구조와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개혁해 생산성을 높이고, 완성차 업계와 부품사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수출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신흥국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 개발과 수출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R&D와 생산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8-10-24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