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음주운전 처벌 강화, 정부 고위직 인선부터 솔선수범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음주운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문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에서 가진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는 2만건에 가깝고 그로 인한 사망자 수는 432명, 부상자는 3만 3364명에 달한다”면서 “이 통계를 보면 재범률이 45%에 가깝고, 3회 이상의 재범률도 20%”라며 강도 높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의 음주운전 처벌 강화 지시는 지난달 25일 새벽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윤창호(22)씨 친구들이 올린 청원이 계기가 됐다. 청원 시작 10일 만에 약 27만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호응이 컸다. 이에 대통령이 많은 현안 가운데 특정 사건에 대해 통계 수치까지 언급하며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을 이례적으로 주문했다. 음주운전 사고는 운전자 자신은 물론 동승자,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를 죽이는 살인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강한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은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세로 주목할 만하다.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대책 강화와 함께 정부부터 솔선수범하기 바란다. 문 정부가 1기 내각에 추천한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각각 만취 음주운전 경력과 음주운전 고백 등으로 자진 사퇴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은폐 의혹에도 불구하고 장관으로 밀어붙였다. 음주운전 인사에 대한 국민적 비판을 잘 알고 도덕성을 강조하지만 전 정부처럼 구렁이 담 넘어가듯 미필적 고의에 의한 예비살인자들을 고위공직 후보자로 내세운 것이다.

고위공직자 인사 배제 기준으로 위장전입, 탈세, 병역면탈 등 기존 다섯 가지에다 성범죄와 음주운전까지 추가했으나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많다. 특히 음주운전은 최근 10년 내 2회 이상 음주운전에 적발된 경우에 배제한다는 조건부 배제 기준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청와대와 정부가 기간에 상관없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무조건 고위공직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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