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한글맞춤법의 ‘어법’/이경우 어문팀장

‘총칙’(總則)의 숙명일까. 총칙들은 대부분 어렵다. 짧은 문장에 여러 배경과 내용을 아우르다 보니 그렇게 된다. 한글맞춤법의 총칙 또한 그러하다.

‘한글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 이 말이 바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어법에 맞도록’이란 표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어법’은 일반적으로 말과 글을 쓰는 데 필요한 규칙이거나 일정한 법칙을 뜻한다. 예를 들어 ‘바람’에는 조사 ‘가’ 대신 ‘이’가 와야 한다든지, ‘마치’는 ‘처럼’, ‘듯’이 붙은 낱말이나 ‘같다’와 함께 쓰인다는 것들을 말한다. 하지만 한글맞춤법에서 ‘어법에 맞도록 함’은 다른 뜻의 말이 된다. 한마디로 본래 형태대로 적는다는 뜻이다. 소리대로 적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리킨다.

‘향단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향다니’가 된다. ‘먹어’는 ‘머거’가 된다. 이렇게 적으면 뜻을 알기 어려워진다. 본 모양대로 적어야 한다는 의미로 ‘어법’이란 말을 사용했다. ‘어법에 맞도록’에는 의미 전달이 중요하다는 실용 정신이 반영됐다.

이경우 어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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