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내년 국가직 전환 무산 위기

소방청·기재부 인건비 부담 두고 대립

소방청 “현직·충원 7만여명 국가 책임”
기재부 “신분만 전환… 예산은 시·도가”
조직·관련 법안 연내 입법화 물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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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해 온 ‘소방공무원 국가직화’가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국가직으로 전환될 소방관들의 인건비를 누가 부담할지를 놓고 소방청과 기획재정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서다. 소방관들이 내년부터 국가직 공무원이 되려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하지만 정부 내에서조차 합의가 되지 않아 연내 통과가 힘들어졌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지방직으로 분류된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일괄 전환해 국민의 안전에 대한 국가 책임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연내에 관계법령을 개정한 뒤 2022년까지 현장 부족 인력 2만명을 충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애초 이 문제는 올 초 정부조직법 개정에 여야가 합의해 손쉽게 처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국가공무원 조직과 예산을 두고 소방청과 기재부가 갈등을 빚으며 아직까지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소방청은 지방직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바꾸는 조직 관련 법령을 우선 개정한 뒤 기재부 소관인 예산(인건비) 관련 법령을 추후에 처리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안했지만 기재부가 “별도 처리는 안 된다”고 반대해 ‘없던 일’이 됐다.

소방청은 현재 4만 6000명과 새로 충원하는 2만명의 인건비를 모두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방관이 국가직 공무원으로 전환되는 만큼 이들의 급여도 국가가 책임지는 게 맞다는 논리다. 하지만 기재부는 지금처럼 소방공무원의 6만 6000명 관련 예산 모두를 시·도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통령의 공약은 소방관의 신분만 국가직으로 전환해 주는 것일 뿐 예산 분야에서 지금과 달라질 것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기존 4만 6000명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되, 새로 충원되는 2만명은 국가가 부담하는 중재안을 제시한 상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돈줄을 쥐고 있는 기재부가 예산에서 전향적 입장을 보이지 않는 이상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 관련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 통과되기란 불가능하다”면서 “사실상 연내 입법화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지난 7월 소방청 업무보고에서 “인사나 지휘 같은 부분은 지방에서 갖더라도 경비는 국가가 부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기재부가 워낙 난색을 표하고 있다. 새로 증원하는 부분이라도 국가가 책임을 지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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