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 배려와 친절을 싣고서…택시는 달린다

도준석 기자
도준석 기자
업데이트 2018-08-23 18:46
입력 2018-08-23 17:56

보기 좋은 택시· 타기 좋은 버스 “김기사 출발~!”

모처럼 급한 일로 택시를 타자마자 깜짝 놀랐다.
이미지 확대
택시의 내부를 모두 핑크색으로 장식한 이재휘 기사의 택시.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카시트, 천장 등 내부가 모두 핑크색이다. 화려한 조명과 승객을 위한 섬세한 배려에 또 한번 놀랐다. 수납공간에는 물과 음료수, 물티슈가 꽂혀 있었고 여성 승객을 위한 거울이 눈에 띄었다. 내릴 때 사고 방지를 위한 3개의 볼록 거울, 다양한 방향제, 독서등, 껌, 사탕, 로션, 가위, 펜, 인형 및 스티커 등 모든 공간에 승객을 위한 배려가 있었다.

●내비 3대·물·독서등 갖춘 핑크택시… “손님이 기분 좋아하시니 또 찾아요”

개인택시인지 물어 보니 영업용이라 했다.

‘핑크 택시´를 운행하는 이재휘(54) 기사의 배려는 이뿐만이 아니다.

데이터 무제한 스마트패드로 어린이 승객이 탑승하면 어린이 동영상을, 종교 활동을 가는 승객들에겐 종교음악을, 그 외에 승객이 원하는 동영상이나 음악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비게이션 3대를 이용해 최선의 길을 찾는 것은 기본.

“제가 사비를 들여 택시를 꾸몄을 때 모든 사람들이 저를 보고 멍청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분 좋아하시고 예약전화를 많이 주시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익이 납니다. 음악 일을 하시는 한 손님은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기분이 너무 좋다며 30분 정도 주변을 돌다가 내려드린 적도 있습니다”라며 기분 좋았던 경험담을 건넨다.
이미지 확대
이재휘 기사는 3대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가장 빠른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승객이 내릴 때 안전을 생각해 사각지대를 없애는 볼록거울을 3개나 설치했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택시에 탄 승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어 수납공간에 준비된 물과 티슈.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지폐는 항상 새 돈으로 준비한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실내 공기를 위한 방향제도 다양하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내·외부 단장한 5618버스 “지친 승객들 생각하며 계절 따라 장식하죠”

새벽 3시 30분에 첫 버스를 운행하는 보성운수 5618번 허영구(58) 모범기사의 버스에도 인형, 아기 신발, 꽃 등 다양한 스티커로 내·외부가 장식돼 있다. 이 버스를 처음 타는 승객들은 “우와~”라는 감탄사와 함께 버스를 둘러보다 집에도 이렇게 예쁘게 꾸미냐는 이야기부터 자연스레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또한 겨울에는 크리스마스트리로 장식을 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을 위해 커튼을 분리한다. 쉬는 날도 마다하지 않고 출근해 피곤에 지친 시민들과 기분 좋아할 어린이를 생각하며 버스를 장식한다.
이미지 확대
보성운수 5618번 허영구 모범기사의 버스에 승객들을 즐겁게 하는 다양한 인형들이 장식돼 있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친절을 사명이라 생각하는 신광택시 이해영 대표가 인천 가좌동 차고지에서 친절서비스의 대명사인 일본 MK택시의 도어 개폐법을 교육하고 있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재활용 캔을 잘라서 택시를 장식한 김교철(60) 기사의 택시. 심심풀이로 시작했지만 승객들이 즐거워해 꾸준히 작업을 한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재활용 캔을 잘라 운전대와 전면부를 장식한 김교철 기사의 택시.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안전을 생각해 차량외부에 차폭등을 설치한 이재휘 기사의 택시.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재활용 깡통을 이용해 택시의 외관을 태극기와 다양한 문양으로 장식한 김교철 기사의 택시.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사비를 들여 자신이 운행하는 버스의 외관을 장식한 허영구 모범기사의 5618번 버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친절 서비스 대명사 日 MK택시와 함께 지속적인 교육

친절을 사명이라 생각하는 신광택시 이해영(69)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친절서비스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일본 MK택시를 직원들과 함께 10여 차례 방문하고 교류를 이어 가며 친절한 인사법, 도어 개폐 서비스법 등을 익혀 한국에 알리고 있다.

“국내의 저렴한 택시요금과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친절서비스를 알리는 게 쉽지는 않지만 친절함을 몸에 익혀 시민들에게 인정받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사명감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친절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마음 밑바닥에서 우러나오는 정겹고 겸손한 태도는 고객을 절로 감동시킨다. 경제적 수익 창출은 덤이다.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018-08-24 20면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120년 역사의 서울신문 회원이 되시겠어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