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박하민, 이세돌·김지석에 이어 박정환도 격파

강경민 기자
업데이트 2018-08-10 14:42
입력 2018-08-10 14:41

KB바둑리그 7R서 최강 박정환에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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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때 바둑에 입문했다는 고등학생 박하민군이 프로기사들의 기보를 보며 바둑판에 착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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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올 바둑계 최대 돌풍이다.

좀처럼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반상에서 약관 박하민(20) 4단이 잇따라 대형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박하민은 9일 오후 서울 성동구 바둑 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1경기에 한국물가정보 대표로 나서 부동의 국내랭킹 1위 박정환(25·화성 시코리요) 9단과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22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끝까지 계가했더라면 박하민이 불과 반집을 이기는 바둑이었지만 박정환은 뒤집을 가능성이 사라지자 돌을 던졌다.

57개월 연속 국내랭킹 1위를 지키는 박정환은 한국바둑의 간판스타다.

지난 3년 연속 최우수기사상을 석권했고 시즌 상금이 벌써 10억원을 돌파하며 신기록 경신도 노리는 절대 고수다.

이런 박정환을 상대로 박하민은 팽팽한 집 균형을 이루며 빈틈없는 실리작전을 펼친 끝에 승리를 낚았다.

랭킹 49위에 불과한 박하민이 대어를 낚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라운드에서 랭킹 3위 김지석 9단을 꺾고 이변을 일으킨 박하민은 2라운드에서는 이세돌 9단마저 제압했다. 그리고 이번 7라운드에서는 부동의 1위 박정환까지 물리쳐 바둑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5년 데뷔한 박하민은 그동안 주니어 대회에서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종진 한국물가정보팀 감독은 “올 초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라면서 “아직 접근전이나 전투에서는 좀 더 공부해야 하지만 끝내기 등 후반은 수준급”이라고 평가했다.

한 감독은 또 “어제 대국은 초반부터 잔잔하게 흘러갔는데 종반에 반집이 왔다 갔다 했지만 박하민이 박정환을 상대로 끝까지 미세한 균형을 이어갔다‘라면서 ”무엇보다 침착한 반면 운영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물가정보는 박하민의 활약에 힘입어 화성 시코리요를 3승2패로 꺾어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총규모 34억원(KB리그 31억, 퓨처스리그 3억)인 2018 KB바둑리그는 우승상금 2억원이며 준우승은 1억원, 3위 6천만원, 4위 3천만원이다.

이와 별도로 대국료가 지급되는데 장고 1경기는 승자 400만원, 패자 80만원, 속기 대국은 승자 360만원, 패자 70만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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