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지친 일본 “올림픽 맞춰 6~8월 시계 두 시간 앞당기자”

임병선 기자
업데이트 2018-08-07 12:38
입력 2018-08-07 12:29
폭염에 이미 120명 이상 희생된 일본에서 2년 뒤 도쿄올림픽에 발 맞춰 내년에 6~8월 시계를 2시간 앞당기는 서머타임 시범 도입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공식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무덥고 습한 열도 특유의 날씨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부가 서머타임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도 일상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근무시간을 앞당기는 조치를 비롯해 녹색 정책과 열파를 차단하는 도로 포장 등 광범위한 조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아베 신조 총리에게 서머타임 도입을 촉구했다. 마라톤 같은 경기가 더 시원한 아침 시간에 열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였다. 내년에는 시범 도입해 성과가 좋다고 판단되면 내후년에 정식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본을 찾은 관광객들은 태양이 호텔 창문에 빛을 드리우는 새벽 4시에 잠을 깨거나 수은주가 섭씨 영상 30도를 기록하는 오전 10시를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등에선 반대 의견이 대세를 이뤄 그동안 숱하게 서머타임 도입을 막았던 여론의 흐름이 이번에는 어떨지 관심을 모은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일본에서는 전후 미군 점령기에 서머타임을 실시했는데 당시에도 반대 목소리가 많았다. 미군정이 끝난 1952년 곧바로 폐기됐다. 그렇지 않아도 열심히 일하기로 소문난 일본에서 고용주들이 근로 시간을 늘리는 손쉬운 방편이 될 것이란 의견이 주된 반대 이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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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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