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코롬 노가리 풀지 말고 싸게싸게”…전북 방언사전 만든다

강경민 기자
업데이트 2018-07-21 11:16
입력 2018-07-21 11:16
“일남이 아부지가 그지께 밤에 살짝허니 댕겨갔당마요.”

조정래의 ‘아리랑’에 나오는 이 문장의 ‘그지께’는 ‘어제의 전날’, 즉 ‘그저께’라는 뜻이다.

‘그러코롬 노라기 풀지 말고 싸게싸게 욍겨’는 ‘그렇게 거짓말하지 말고 빨리 빨리 옮겨’란 의미다.

이처럼 문학작품은 물론 실생활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방언을 정리한 사전이 나온다.

전북도는 1만 개 방언을 선정해 연말까지 방언사전을 편찬한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전북인이 즐겨 쓰는 4천 개 어휘의 집필을 끝냈다.

전북 방언사전은 기존 방언과 표준어 대응 방식(예 : 그저끄(방언) ↔그저께(표준어))으로 출판됐던 사전과 달리 많은 표제어를 싣는다.

전북도의 언어적 특징을 보여주는 뜻풀이와 방언이 어떤 언어학적 구조로 되어있는가를 밝힐 수 있는 어원 정보를 담으려는 취지에서다.

또 표준어와 형태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어형 중에서 표제어로 선정하지 않은 하위방언형도 곁들여진다.

예를 들어 표준어인 개구리, 표제어인 개구락지 외에도 하위방언형인 개고락지·깨구락지도 함께 표기하는 방식이다.

이 사전은 전북 방언을 많이 사용한 문학작품에서 향토색 짙고 아름다운 말들을 솎아내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한 구어도 따로 담는다.

구어 방언사전은 화자의 구술 등이 필요해 기존 사전에서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다.

윤동욱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방언은 특정 지역 주민의 문화를 보존하고 축적하는 수단”이라며 “기존 사전과는 차별화한 전북 지역 특성을 살린 방언사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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