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보살팬’ 가을이 더 궁금해

한재희 기자
업데이트 2018-07-12 19:52
입력 2018-07-12 18:06

한화 26년 만에 전반기 2위 확정

단일리그 기준… ‘한용덕 돌풍’
부진 끝내고 11년 만의 PS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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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마스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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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덕 한화 감독은 지난해 11월 취임식에서 “임기 내 우승권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우승은 고사하고 2008년부터 10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팀의 수장치고는 당찬 각오였다. 일부 야구팬들은 ‘초짜 감독’의 패기로 치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기 3년의 한 감독은 부임 첫해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겨울의 포부가 허언이 아니었음을 성적으로 증명해내고 있다.

한화는 지난 11일 3위 SK와의 게임 차를 두 경기로 벌리면서 KBO리그 전반기 2위를 확정 지었다. 한화가 전반기를 2위 이상의 성적으로 마친 것은 단일리그를 기준으로 지난 1992년(당시 전반기 1위) 이후 무려 26년 만이다. 1999년에도 한화는 전반기를 매직리그 2위로 마무리 지었지만 당시는 양대리그 체제였다. 전체 8개 구단으로 따지면 한화의 승률은 5위에 불과했다.

한화팬의 별명은 ‘보살’이다. 계속되는 부진 속에 번뇌를 참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지난 10년간 한화의 정규시즌 성적은 5위-8위-8위-6위-8위-9위-9위-6위-7위-8위였다. 이 중에 꼴찌만 무려 5번에 달한다.

부진에 허덕이던 한화가 반전을 일군 데에는 한 감독의 역할이 지대했다. 벤치에서 보내는 사인을 자제해 선수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팀 연습량을 줄였더니 오히려 선수들이 스스로 알아서 훈련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러면서도 ‘이름 값’이 아닌 오직 실력에 근거해 선수를 기용하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한화는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이 유력하다. 12일로 마무리된 전반기까지 총 89경기(전체 일정의 62%)나 소화했기 때문에 후반기에는 변화 폭이 크지 않다. 갑자기 극심한 부진에 빠지지 않는 한 적어도 5위권 안에는 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간에 KBO리그가 휴식기(8월16일~9월3일)를 가지게 되는데 국가대표에 1명(정우람)만 차출된 한화로서는 막판 순위 싸움을 하기에 유리한 조건이다. 재활 중인 정근우도 후반기에 돌아와 힘을 보탤 예정이다. 오랜만에 ‘보살팬’들이 함박 미소를 짓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7-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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