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새 감리 결과 내놔야”… 공소장 변경 ‘무게’

증선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최종 결론 보류 안팎

자회사의 지배력 변경 지적 불구
금감원 ‘조치’로만 행정처분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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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은 애초 금융감독원의 감리 결과만으로는 고의 분식인지, 중과실인지 밝힐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점에서 증선위가 금감원의 판단을 부정했다기보다 명확한 판단을 위해 일종의 ‘공소장 변경’을 요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용범(금융위 부위원장) 증선위원장은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의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해 임의로 공정가치(4조 8000억원)로 인식했다는 지적이 있지만 핵심 혐의에 대한 금감원의 판단이 유보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 결과만으로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최종 조치는 새 감리 결과가 나오고 나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증선위는 금감원에 조치안 변경을 요청했지만, 금감원은 수정에 난색을 표했다. 금융위 내부에서 조치안 내용을 넘어서는 처분 내용을 내리려는 작업도 진행됐지만, 행정절차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논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회계 처리에 앞서 2012~2014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를 종속회사로 인식한 것이 합당했는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 측은 “설립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의 바이오젠이 85:15 지분 비율로 에피스를 세웠고, 바이오젠이 콜옵션(에피스 지분 49.9%를 확보할 수 있는 권리) 행사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에 종속회사로 봤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에피스를 2015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갑자기 바꾼 행위를 지적했을 뿐 그 이전의 회계 처리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회계 기준상 종속회사일 때는 장부가액으로 가치를 평가하지만 관계회사가 되면 시장가치로 평가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에피스를 설립 당시부터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고의 분식이 아닌 중과실로 결론 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삼성바이오 측이 뒤늦게 에피스에 대한 회계 처리를 정상적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콜옵션 공시 누락’을 두고 단순 회계 기준 위반에 더해 고의로 누락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점이 변수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을 일부러 숨긴 점이 드러날 경우 합병 비율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에피스의 지분 절반은 언제든지 바이로젠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감추려 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콜옵션 공시 누락을 고의로 본 것이 (삼성) 합병 비율과 어떤 관계가 있을지 살펴봤다”면서도 “분식회계와 마찬가지로 이 시점에서는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 결론과 관련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금감원의 감리, 증선위의 심의 등 모든 절차에 성실히 임해 회계 처리의 적절성이 납득될 수 있도록 소명해 왔다”며 “그런데도 이런 결과가 발표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위가 발표한 ‘합작계약 약정사항 주석 공시누락에 대한 조치’는 상장폐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폐지와는 무관하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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