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방위비 두 배로 늘려라”… 안보·무역갈등 증폭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업데이트 2018-07-12 19:51
입력 2018-07-12 17:58

GDP 대비 2→4%로 증액 요구


獨 “2024년까지 80%이상 지출”
美언론 “거친 언사로 단합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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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앞줄 오른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기념 촬영 도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뇌와 볼을 맞대는 프랑스식 인사 ‘비주’를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 네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브뤼셀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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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의 2%도 적다. 군비 지출을 GDP의 4%로 늘려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미국을 제외한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률이 낮다고 질타하고, 현행 군비 지출 기준의 두 배인 GDP 대비 4%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에도 트위터에 “부유한 나토 국가들은 러시아로부터 안보를 확보하는 비용의 극히 일부만을 낸다. 미국은 유럽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고 무역에서는 큰 손해를 봤다”면서 “모든 회원국은 즉각 2%의 약속을 지켜야 하며, 궁극적으로 4%를 지출해야 한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또 “독일은 러시아의 위협에서 보호받고 싶다면서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주고 에너지를 들어오려 한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공세를 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도입을 위해 추진하는 ‘노드스트림 2’ 파이프라인 사업을 지적하며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GDP의 2%라는 기준을 충족하기로 한 시점이 2024년이라고 재차 확인하며 반박에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2024년까지 2014년 국방비보다 80% 이상 더 지출할 것이다. 나토 정상회의의 결정을 이행하겠다”고 맞받았다.

외신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동맹국들에 던진 ‘불신의 쇳덩이’가 서방의 단합을 파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에 대한 거친 언사로 미국의 핵심 동맹을 타격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표정 분석 전문가인 패트릭 스튜어트 아칸소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독일 포로’ 발언 직후 옆자리에 있던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몸을 돌리고 입술을 오므리는 표정에서 불쾌함, 아마도 짜증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갈등이 표면화되는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나토 정상들은 일단 11일 ‘브뤼셀 정상회의 선언’을 채택했다. 나토는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의 2%로 확대하는 합의 이행을 재확인하고, 방위비의 공정 분담도 합의했다. 또 돌발 상황 발생 30일 안에 나토가 동원할 수 있는 기계화대대 30개, 비행편대 30개, 전투함 30척을 확보하기로 해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했다. 30번째 나토 회원국으로 마케도니아와 가입 협상도 시작하기로 했다.

미 하원은 이날 나토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에는 ‘나토는 미국과 유럽의 가장 중요한 안보 연결 고리’라는 내용을 담았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8-07-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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