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北담화에 “우리 요구가 강도 같으면 전세계가 강도”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서 반박…“제재는 유엔안보리 만장일치 결의”“협상 진전 있었지만 FFVD가 이뤄지기 전까지 대북제재 유지” 확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8일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고위급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가 이뤄질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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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 두 번째)이 방북 이틀째인 7일(현지시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평양 AP=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 외무성이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고 비난한데 대해 “우리의 요구가 강도같은 것이라면 전세계가 강도”라고 반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강경화 외교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이틀 간의 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가 의미하는 범위에 관해 북한과 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한미일 3국 공조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제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며 “(북미) 대화의 진전은 고무적이지만 이것만으로 기존 제재 조치의 완화를 정당화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대상과 관련, “무기 시스템에서부터 핵분열성 물질, 생산시설과 농축시설까지, 무기와 미사일을 망라해 비핵화를 광범위하게 정의한다”면서 “북한도 이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미국 워싱턴 일각에서 비핵화의 개념에 포함시키고 있는 생화학 무기는 거론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들(북한)도 검증이 없는 비핵화는 말이 안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인정했다”며 “완전한 비핵화와 연계된 검증이 있을 것이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는 완전한 핵물질 폐기다. 이것은 명확히 정해진 목표다”라며 “북한은 이런 결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하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때까지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한미연합공동훈련 중지는 북한이 신속히 비핵화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이것으로 한미 군사동맹이 변한 것은 아니며, 한미일 3국이 앞으로도 단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고노 일본 외무상은 “이번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재확인했다”며 “북한에 (핵폐기라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요구해 나간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북미협상이 제대로 진전하도록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안보리 결의에 기반해 경제제재를 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은 또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에도 북한과의 협의 과정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제기해 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회견에서 “북한과 대화할 때마다 매번 (납치문제를) 거론했다”며 “이 문제는 미국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6∼7일 평양을 방문해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문제를 이행하기 위해 후속 협상을 벌였다.

미국 측은 이 협상에서 조속히 ‘비핵화 시간표’를 마련하고 핵신고·검증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북한 측은 단계적 동시행동 원칙을 강조하며 반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협상이 끝난 뒤 진전이 있다고 밝혔으나 북한 외무성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해 협상 성과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대한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며 “왜냐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무엇을 성취할 필요가 있는지 만장일치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북한의 체제 보장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것과 제재 유지는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 보장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있겠지만 경제 재재는 전혀 다른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비핵화가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 제제 이행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앞으로 수일, 수주 안으로 미국이 지속적으로 제재 이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전세계가 보게 될 것”이라며 “나는 다른 국가들도 제재를 지속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강경화 장관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폼페이오 장관, 고노 외무상과도 별도로 만나 북한 비핵화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아베 총리, 고노 외무상과 별도 회동을 한 뒤 베트남 방문 길에 올랐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부터 이틀간 베트남을, 9일부터 이틀간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뒤 10일부터 12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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