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쪼개고 허문 덕수궁 제 모습 찾는다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업데이트 2018-06-19 22:57
입력 2018-06-19 18:02

‘광명문 제자리찾기’ 기공식 시작…사신 접견 ‘돈덕전’ 등 복원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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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중구 덕수궁 광명문 앞에서 진행된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 기공식에서 전통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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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제멋대로 훼손한 덕수궁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문화재청은 19일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열린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덕수궁 복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1897년부터 13년간 대한제국의 궁궐로 사용된 덕수궁은 당시 중명전과 옛 경기여고가 있던 자리까지 넓은 궁역을 차지했다. 1919년 고종이 승하하면서 궁역이 여러 이유로 잘려 나가고 궁궐 전각들이 헐리는 등 제 모습을 잃었다. 1920년대에는 현재의 덕수궁과 미국대사관 사이에 담장 길이 만들어지면서 덕수궁이 둘로 쪼개졌고, 선원전은 헐려 창덕궁으로 옮겨졌다. 돈덕전 역시 덕수궁 공원화 사업으로 헐려 나가고, 함녕전 정문인 광명문도 구석 자리로 강제 이전됐다.

문화재청은 덕수궁 복원 사업 첫 단계로 고종의 침전인 함녕전 남쪽에서 현재의 자리로 옮긴 광명문을 올해 말까지 제자리로 이전할 계획이다. 광명문에 보존된 유물인 창경궁 자격루(국보 제229호)와 신기전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흥천사명동종(보물 제1460호)은 경복궁 궐내각사지의 임시 처리장으로 옮겨진다.

고종을 만나기 위한 대기 장소, 외국 사신 접견 장소 등으로 사용된 돈덕전은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를 마쳤고, 현재는 복원 설계 중이다. 연내에 공사를 시작해 2021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역대 왕의 초상화를 봉안하던 선원전 일대도 복원된다.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걸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종의 길’이 지난해 말 완공되면서 복원이 시작됐다. 문화재청은 선원전을 비롯해 왕이나 왕후 승하 후 시신을 모셔뒀던 흥덕전 등 주요 전각과 부속 건물 54동 등을 2038년까지 3단계에 걸쳐 복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대사관에서 사용하던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국대사관 관저 등 건물 9동과 시설물이 올해 철거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8-06-2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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