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김도균 “가을수확 기대”…北안익산 “만리마속도로 가자”

김태이 기자
업데이트 2018-06-14 12:23
입력 2018-06-14 12:23

10년 반 만에 열린 남북장성급회담, 덕담 주고받으며 ‘화기애애’

남북은 14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제8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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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남쪽 수석대표(오른쪽)와 안익산 북쪽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남북 장성급 회담은 2007년 12월 이래 10년 6개월여만에 열렸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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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은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장성급군사회담을 되돌아보니 2007년 12월 이후 햇수로 11년만”이라며 “오랜만에 개최되는 회담인 만큼 성과 있게 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절기상 망종이었다. 아마 농사 일정상 가장 중요하고 바쁜 시기”라며 “특히 곡식의 종자를 뿌려서 가을에 수확을 준비하는 바쁜 시기인데 그런 시기에 남북 군사 당국이 한자리에 모여 가을수확을 기대하면서 이런 회담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굉장히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또한 사자성어인 ‘줄탁동시’(口+卒啄同時)‘를 인용하면서 “밖에서는 어미 닭이 껍질을 쪼아주는 노력, 안에서는 병아리가 깨고 나가기 위한 노력이 합치됐을 때 병아리가 껍질을 ?고 나온다는 의미인데, 우리 남과 북 군사당국이 협력, 합치해서 노력한다면 아마 좋은 결과를 충분히 맺을 수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사당국의 만남은 한 번에 끝날 대화가 아니다”며 “상대를 배려하고 신뢰하는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이어가야지, 다음에 이어지는 남북대화의 과정이 정말 순조롭게 성과 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우리의 소장)은 거친 풍파를 이겨내는 소나무 정신을 거론하면서 “우리 만남은 절대 역풍이 되지 말자. 오히려 선두주자가 되자”면서 “우리 회담이 판문점 선언을 이어간다는 정신으로, 회담 정신은 소나무 정신으로, 회담 속도는 만리마속도로, 회담 원칙은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역지사지의 원칙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안 중장은 “북남 군부 통틀어 군복 입은 군인 중에는 김도균 대표가 가장 먼저 판문점 분리선(군사분계선)을 넘은 군인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기네스북에 기록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부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8월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접촉 때도 당시 북한의 수석대표였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도 군복을 입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지역으로 내려온 적이 있었다.

안 중장은 또한 남측 취재진에게 “북남 회담을 할 때 북측 대표단의 표정을 보면 그 회담을 알 수 있다고 하더라”며 “인상이 굳어지면 회담 결과는 나쁘고, 저처럼 환히 웃으면 회담 결과가 좋다고 분석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좋아 보이지 않느냐”며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앞서 김 소장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오전 9시 35분께 회담이 열리는 북측지역 통일각에 도착하자, 안 중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5명이 로비에서부터 영접했다.

북측 대표단은 안 중장 이외 육군 대좌(우리의 대령) 2명, 해군 대좌 1명, 육군 중좌(우리의 중령) 1명 등 5명이었다.

북측은 남측 대표단 자리에 1992년에 체결된 정치·군사분야 남북기본합의서 책자를 올려놓았다.

양측 수석대표의 전체회의 모두발언 도중 안 중장은 김 소장에게 2007년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 모처에 심은 소나무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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