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구조대] 개농장, 그곳에는 아직도 수많은 ‘용순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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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재오닐의 개농장견 구조 모습



“200명의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전쟁터 같아요.”


200여 마리 개들이 밀집 사육되고 있던 개농장 한가운데서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개들의 짖는 소리가 살려달라는 구조 사인처럼 들린다는 그는 개식용국 대한민국의 민낯 앞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5월 하순, 동물권단체 케어와 함께 남양주의 한 개농장을 찾은 용재오닐. 개식용 이슈에 대해 반대해온 그는 공연차 입국하면서 개농장의 개를 구조하기 위한 케어의 '프리 독 코리아'(FREE DOG KOREA) 캠페인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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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으로 캠페인 참여의사를 밝혀온 그가 이번에 구조한 개는 모두 11마리. 복부에 심한 상처를 입은 어미개를 포함해 총 두 마리의 어미개와 새끼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용순’이가 케어의 구조 트럭에 실렸다.

개농장에서 용재오닐에게 구조된 ‘용순이’

긴급구조가 많은 케어의 힐링센터(보호소)는 언제나 포화상태, 이번에도 구조트럭에 태울 수 있는 개들은 겨우 10마리 남짓이었다. 하지만 구조가 마무리될 무렵 그는 “마지막으로 저 아이(개)도 데려갈 수 없을까요?”라며 간곡히 부탁해왔다.

그가 가리킨 뜬장 앞으로 다가가자 골든리트리버 믹스견 한 마리가 용재오닐을 향해 수줍게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개고기로 팔려나갈 처지였던 무명의 개가 ‘용순이’(용재오닐이 구한 암컷 개라서 붙여진 이름)가 되는 운명적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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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농장에서 구조된 용순이



겨우 1살 남짓의 어린 개 용순이는 큰 덩치와 달리 수줍음도 겁도 많아 구조 후 3일 동안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용순이 임시보호를 자처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용재오닐은 연습시간을 쪼개 용순이를 만나러 왔다. 이미 ‘제우스’라는 유기견을 입양한 그는 능숙하게 용순이를 집밖으로, 공원으로 불러내 낯선 세상으로 안내했다. 구조 20여 일이 지난 현재 용순이는 사람에게 먼저 꼬리치고 다가가 쓰다듬어 달라며 커다란 얼굴을 내미는 애교쟁이가 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개농장은 전국적으로 1만여 개. 중국, 베트남과 함께 악명높은 개식용국이자 개농장이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연간 200만 마리 개들이 ‘식용’을 목적으로 희생되는 현실에서 구조할 개들은 넘쳐나고 폐쇄해야 할 개농장은 너무 많다. 그래서 케어는 오늘도 개농장으로 달려간다. 그곳에 아직도 수많은 ‘용순이’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권단체 케어 조연서 국장 yeonseocho@fromca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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