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발전소’, 모델 지망생 울리는 ‘비공개 촬영회’ 조명

문성호 기자
업데이트 2018-05-25 14:14
입력 2018-05-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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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아침발전소’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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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침발전소’에서는 불법 누드 촬영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오늘 방송된 MBC ‘아침발전소’에서는 최근 잇따른 피해자들의 고백으로 알려진 불법 누드 촬영에 대해 다뤘다. 유튜브 스타 A씨에 이어 미성년자 모델 B양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상황. B양은 ‘아침발전소’ 제작진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부모님이) 걱정한다”면서도 “그래도 저는 제 할 말 하는 게 좋아서…”라며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린 이유를 밝혔다.

이에 제작진은 실상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스튜디오를 직접 찾았다. 하지만 스튜디오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간판도, 인기척도 없었다. 하지만 해당 스튜디오의 것으로 예상되는 쓰레기 봉지에서는 촬영회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짧고 과감한 의상은 물론 성인용품까지 발견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야한 걸 찍던 사람이 누드 촬영을 위해 사진 스튜디오를 차린 것으로 생각한다. A 스튜디오 운영자는 원래 미성년자 좋아하고 그런 스타일이나 촬영 등을 좋아한다. 어린애들 데리고 교복 같은 걸 입히고 팬티를 노출시킨다”고 말했다. 어렵게 제작진이 만난 비공개 촬영회의 한 내부자는 “(비공개라는 말은 누드 촬영을 의미하는) 암묵적인 약속이다. 거기에 비공개 하드 콘셉트, 뭐 이런 게 붙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작진이 스튜디오 운영자를 추적 확인한 결과 해당 스튜디오는 공개된 카페 외 비공개 까페를 운영하며 여러 차례 ‘비공개’ 촬영 공지 글을 올리고 있었다. 특히, 비공개 사이트에는 다수의 여성 노출 사진은 물론 남성들만이 가입할 수 있어 취지가 의심되었다.

업계 관계자는 “모델은 모르지만, 이 모델이 어떤 촬영을 할 건지에 대해 운영자가 촬영 관련 내용을 손님들에게 알려준다”고 말했다. 즉, 촬영회를 진행하는 스튜디오는 비공개 카페 회원들에게 촬영 콘셉트와 모델의 신체정보를 구체적이고 은밀하게 제공하고, 모델에게는 허위 정보를 제공해 촬영회 당일 여성들을 대상으로 강압적으로 비공개 촬영을 진행한 것이다.

하지만, 비공개 촬영회를 진행하는 스튜디오들은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를 계속해서 바꿔가며 공지를 하고 있어 추적도 어렵고, 피해자들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오늘 방송에서는 성폭력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도 확인되어 충격을 줬다. 모델 아르바이트 5개월 차라는 한 여성은 “웨딩촬영을 하는 스튜디오에서 구인한다고 해서 갔는데, 카페에서 미팅했다. 가게 관리하는 데가 있다고 같이 가자고 해서 갔더니 키스방, 성매매 업소였다. 두 번째 면접 봤던 곳에서는 망사 T팬티를 줬다. 위에 속옷 안 입고 세미누드로 찍어보자고 시켰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서승희 한국 사이버 성폭력 대응 센터 대표는 “청소년이거나 20대 초반 여성들은 몇십 명의 남성이 있는 자리에서 촬영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스톱시키는 게 힘들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 역시 “피해 여성이 속았다는 걸 인지해도 스튜디오를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런 압박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게 아니다 싶어도 다시 거부하기가 좀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피해를 예방할 방법을 소개했다. 모델 아르바이트를 지원할 때,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업체 현황’에서 정부 인증 모델 에이전시를 통하거나 모델 면접 시 녹취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을 권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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