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나 당하는 보이스피싱?…4050男 2030女 피해 가장많아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업데이트 2018-05-16 23:53
입력 2018-05-16 22:58

4개월간 총 1만 1196건…60대 이상 여성은 3.8%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주요 연령층이 40·50대 남성과 20·30대 여성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60대 이상 노년층이 보이스피싱에 걸려들 것이란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진화되면서 젊은 사람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보이스피싱 피해 접수 건수는 총 1만 119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172건에 비해 56.1% 급증했다. 올해 1~4월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118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19억원) 대비 64.7%나 증가했다.

보이스피싱 유형은 크게 대출사기형과 기관사칭형으로 나뉘는데, 올해는 유난히 대출사기형(81.0%)이 많았다. 대출사기형은 기존의 고금리 대출 상품을 저금리 상품으로 낮춰 주겠다고 하거나 신용등급을 올려 주겠다고 하면서 입금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이러한 수법에 넘어간 피해자는 40·50대 남성이 37.3%로 가장 많았다. 금융감독원, 경찰, 검찰 등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도 올해 2130건에 이른다. 사기범들은 검사 또는 경찰관이라고 사칭한 뒤 “범죄에 연루됐다거나 대포통장이 개설됐는데 불법자금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기관사칭형 피해자의 약 70%는 20·30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젊은 사람들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보이스피싱은 ‘나와 관련 없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지난 3월 경찰청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보이스피싱이라고 하면 무엇이 생각나느냐”를 묻는 질문에 10명 중 3명은 ‘어리석다’(31.9%)고 답했다. ‘보이스피싱 주요 피해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2명 중 1명(53.6%)이 ‘60대 이상 여성’을 꼽았다. 하지만 실제 60대 이상 여성의 피해 비중은 3.8%에 불과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8-05-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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