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뷰] 이별에도 ‘기술’이 필요해… 무지갯빛 추억만 남길래

반려동물과의 작별인사… ‘펫로스증후군’ 극복하는 사람들

회사원 현복남씨는 회사에 갑작스럽게 휴가를 냈다. 장례를 치르기 위한 휴가였다. 장례의 주인공은 현씨의 반려견 루찌였다. “16년을 함께한 아이였습니다. 우리 노부부에게 루찌는 출가한 딸들보다 더 자식 같은 아이였습니다.” 현씨는 루찌를 잃은 슬픔을 정성스럽게 장례를 치러 주며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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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반려인이 염습을 진행 중인 반려견을 쓰다듬으며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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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광주 반려동물 장례식장 ‘펫포레스트’ 추모실에서 한 반려인 가족들이 반려견의 관덮개에 작별인사를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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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견의 장례를 치른 남은영씨가 반려견의 유골로 제작한 스톤을 만지고 있다. 결혼을 앞둔 남씨는 이 스톤을 신혼집에 놓아둘 생각으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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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견이 죽은 지 1년 되는 날을 추모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펫포레스트’ 납골당을 찾은 한 반려인이 유골함을 보며 추모하고 있다.

●정성스럽게 장례 치러주면 슬픔도 빨리 치유돼요

종만 다를 뿐 또 하나의 가족으로 인식되는 반려동물의 수명은 사람보다 훨씬 짧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족들은 아이(펫족들은 반려동물을 보통 이렇게 칭한다)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상실의 시간을 꼭 한 번은 겪어야 한다.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오는 상실감은 자식을 잃었을 때와 비슷하다고 한다. 이런 상실감과 우울감을 펫로스(pet loss)증후군이라 부른다. 펫족의 증가로 펫로스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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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펫포레스트 강성일 실장이 반려인들을 대상으로 펫로스증후군 극복을 위한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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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펫포레스트 추모실에서 한 반려인 가족들이 입관을 한 반려견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경기 광주의 반려동물 장례식장 ‘펫포레스트’에 10여명의 사람이 모여 강의를 듣고 있다. 이들은 반려동물의 가는 길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모인 반려인들이다. “펫로스증후군 극복은 아이를 잃기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펫로스증후군 극복강연 강사로 나선 반려동물장례지도사 강성일 실장은 이 부분을 강조한다. 강연에서 알려 주는 ‘준비하는 펫로스’ 방법은 털 모아두기, 사진으로 추억 남기기, 버킷리스트 실행하기 등이다. “이별을 앞둔 반려동물 앞에서 슬픈 표정을 지으면 아이들이 불안해합니다. 마지막까지 최대한 사랑을 표현해 주세요”라고 강 실장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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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반려인이 수의를 입고 입관을 한 반려견의 털을 자르고 있다. 펫로스증후군 극복을 위해 반려동물의 털을 모아 간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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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영씨가 반려견의 유골로 제작한 스톤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털 모아두기, 사진으로 추억 남기기… 버킷 리스트 실행

정성스럽게 장례를 치러 주는 것도 슬픔을 빨리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법적으로는 키우던 동물이 죽게 되면 그 사체를 폐기물로 처리해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게 돼 있다. 하지만 가족으로 같이 지내 온 아이들을 이렇게 처리하는 것은 힘든 일일 것이다. 그래서 땅에 묻어 주는 반려인들도 있지만 생활 폐기물인 동물 사체를 땅에 묻는 것은 불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인들은 동물보호법령에 따라 만들어진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찾는다. 펫포레스트에서도 하루 평균 10여건의 장례가 치러진다. 경기도 외곽에 자리하고 있지만 전국 곳곳에서 장례를 치르기 위해 모여든다. 15년 동안 키우던 강아지 ‘초코’가 죽은 지 1년을 맞아 딸과 함께 납골당을 찾은 정모씨는 “갑자기 떠나버린 초코를 쓰레기봉투에 버려야만 했을 때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마침 장례업체를 알게 돼 정성스럽게 장례를 치러 줄 수 있어 초코에게 들었던 미안함을 덜어낼 수 있었다”고 말하며 유골함을 치장했다. 반려동물장례 전문가들은 동물이 사망한 지 72시간 동안은 부패의 우려가 없기 때문에 미리 장례를 준비하지 못한 반려인들은 침착하게 식장을 찾아도 된다며 신중하게 장례식을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반려동물이 죽으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라는 표현을 쓴다.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생겨난 말일 것이다.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이별이 무지갯빛으로 기억되기 위해서 다가올 슬픔에 대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글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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