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지지율 최악… 고이즈미 “6월쯤 사퇴”

김태균 기자
업데이트 2018-04-16 19:19
입력 2018-04-16 17:54

52% “내각 지지하지 않는다”…‘정치 스승’ 고이즈미 사임 전망

잇단 사학재단 관련 추문, 재무성 문서 조작, 자위대의 이라크 활동일지 은폐, 국제 안보질서에서의 영향력 약화 등 안팎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지도가 취임 이후 최악으로 떨어졌다. 아베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지난달보다 4% 포인트 상승하면서 제2차 아베 내각 출범(2012년 12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민심이 극도로 싸늘해진 가운데 주말인 지난 14일에는 도쿄 중심부 국회의사당 앞에서 3만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한 아베 정권 퇴진 시위가 열렸고, 아베 총리에게 정치적으로 큰 영향을 준 인물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아베 총리가 6월에 사임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한 4월 여론조사(14~15일 전화설문)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31%로, 2차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았던 지난달과 같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2%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6%는 최근 아베 총리의 언행에 대해 “신용할 수 없다”고 했고, 59%는 “장기 집권의 폐해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정권 지지율 하락의 결정타가 되고 있는 ‘모리토모 학원’과 ‘가케 학원’ 등 두 사학재단 파문과 관련한 아베 총리 측의 설명에 대해서는 76%가 “납득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전날 보도된 교도통신의 여론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이 보름 전 실시했던 동일한 조사보다 5.4% 포인트나 떨어지면서 37.0%로 내려앉았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7.5%에서 52.6%로 5.1% 포인트 높아지며 과반을 넘어섰다. 일본 정가에서는 정권 지지율이 20%대에 진입하면 총리가 사퇴해야 하는 수준이라는 말이 통용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으로 알려져 있는 고이즈미 전 총리는 주간지 슈칸아사히와 가진 최신호 인터뷰에서 아베 정권의 전망에 대해 “위험해졌다. 아베 총리의 (총리직) 사퇴는 현 국회가 끝나는 때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소집돼 있는 통상국회(정기국회)는 오는 6월 20일까지 지속된다.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 전 총리가 2002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 관방장관으로 수행하는 등 정치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아베 총리가 스캔들과 관련이 있으면 그만둔다고 했지만, 지금은 들통날 거짓말을 뻔뻔하게 하고 있다고 국민은 생각한다”고 말했다. 6월 사퇴를 전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리토모·가케 학원 문제에 깊이 연루돼서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에 영향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8-04-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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