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과 대화 기쁘다더니… 말 바꾼 한국당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업데이트 2018-02-24 02:33
입력 2018-02-24 00:48

4년 전 군사회담 방남 때 “매우 바람직” 어제 “저잣거리에 목 내걸어도 모자라”

金 방한 결정 철회 결의문 청와대 전달
우원식 원내대표 “내로남불 공세”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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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김영철 방남 반대”
한국당 “김영철 방남 반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23일 청와대 분수 앞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으로 지목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측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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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은 23일 청와대로 항의 방문을 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소속 당 의원 70여명과 함께 항의 집회를 가진 뒤 “저잣거리에 목을 내걸어도 모자랄 판에 머리를 조아리고 석고대죄하기는커녕 눈 하나 깜짝 않는 김영철은 두 팔을 벌려 맞아들일 대상이 결코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영철 방한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정무수석실 소속 나소열 자치분권비서관에게 전달했다. 국회 운영위에서는 김 부위원장 방한의 배경 설명을 들어야 한다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김 원내대표와 여당 의원 간 설전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부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때인 2014년 10월 남북 군사회담 대표로 이미 방남하지 않았냐며 ‘내로남불’식 공세라고 반박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2014년 판문점 회담에 김 부위원장이 참석한 사진을 보이며 “그때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비록 현재 남북 관계가 대화와 도발 국면을 오고 가지만 대화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지는 일련의 상황이 매우 기쁘고 매우 바람직하다’고 논평했다”고 소개했다.

박주선·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취임 인사차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찾은 자리에서도 양측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유 공동대표는 “제재 대상인 김영철이 대표단의 단장으로 오는 것은 정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표정이 굳은 추 대표는 “자칫 남남 갈등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민감한 시기여서 더는 논쟁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8-02-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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