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나라에서 가장 멋지게 날다

재미교포 클로이 김, 여자 하프파이프 최연소 금메달

긴장이란 걸 전혀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천재 소녀’지만, ‘올림픽 챔피언’이 된 뒤에는 눈물을 훔쳤다. 금메달이 걸린 마지막 레이스 직전 트위터에 ‘배고프다’란 글을 남길 정도로 ‘강철 멘탈’을 가졌지만 ‘부모님 나라’에서 올림픽 왕관을 쓴 뒤에는 행복한 눈물을 쏟았다. 재미교포 클로이 김(18)은 13일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최종 점수 98.25점으로 류지아위(중국·89.75점), 아리엘레 골드(미국·85.75점)를 여유 있게 제치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2000년 4월 23일에 태어난 클로이 김은 17세 9개월 나이로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정상에 올라 하프파이프 최연소 우승, 여자 스노보드 최연소 우승 기록을 고쳐 썼다.

확대보기

▲ 재미교포 스노보더 클로이 김이 13일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우승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눈물을 닦아 주는 어머니 윤보란씨의 손톱에 태극기 문양이 선명하다.
평창 연합뉴스

클로이 김은 1차시기에서 1080도 점프 등을 선보이며 93.75점을 득점, 2위 류지아위(85.5점)에게 여유 있게 앞섰다. 2차시기에선 한 단계 높은 기술인 2연속 1080도 점프를 시도하다 넘어져 41.50점에 그쳤다. 하지만 그의 1차시기 점수도 다른 선수들에겐 버거웠다. 류지아위가 2차시기 한층 분전했지만 89.75점에 머물렀다. 하프파이프 결선은 1~3차 시기 중 가장 높은 점수로 순위를 매긴다.

3차시기 마지막 주자인 클로이 김이 출발선에 서기 전 다른 선수 중 누구도 90점대에 도달하지 못해 레이스를 펼치기도 전에 금메달이 확정됐다. 클로이 김은 환한 웃음과 함께 엄지를 한 번 들어 보이고 갈라쇼(축하공연) 성격의 레이스를 펼치는 여유를 부렸다.

2차시기에서 실패했던 2연속 1080도를 기어이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번쩍 들었다. 높이, 기술, 속도 모든 게 완벽했다. 6명의 심판 중 2명은 99점, 4명은 98점을 줬다. 가장 높은 점수와 가장 낮은 점수를 뺀 나머지 점수의 평균인 98.25점이 전광판에 새겨졌다.

클로이 김은 기자회견장에서도 쾌활하고 엉뚱한 매력을 그대로 발산했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면서도 함께 회견장에 온 류지아위, 골드와 셀카를 찍었다. 통역이 진행되느라 짬이 날 때는 골드를 향해 노래를 흥얼거렸다. “배고프다고 했는데 뭐가 가장 먹고 싶은가”라는 질문엔 “하와이안피자다. 기분이 좋아 뭐든지 다 잘 먹을 수 있다”고 거침없이 답했다. 하지만 가족 얘기에 클로이 김도 숙연해졌다. 그는 “아빠가 날 위해 많은 걸 희생했다. 스노보드에 열정을 느낀 딸을 위해 일도 그만두고 뒷바라지에 나선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클로이 김에게 앞서 지난 11일 남자 슬로프스타일에서 레드먼드 제라드(18·미국)가 금메달을 따는 등 스노보드에 10대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스노보드는 실패 위험을 감수해야 좋은 점수가 나오는데, 겁 없는 이들이 당찬 도전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평창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스포츠

  • 서울TV - 영상으로 만나는 생생 뉴스

    페이스북 카카오톡 플러스 카카오스토리 유튜브

    알짜배기 뉴스만 쏙쏙!! SNS에서 바로 보는

    회사소개 로그인 PC버전 TOP으로

    이용약관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박현갑)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