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다’와 ‘끼치다’를 간혹 혼동할 때가 있다. 국어사전은 전자를 “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또는 그것을 가하다”로, 후자를 “영향, 해, 은혜 따위를 당하거나 입게 하다”로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영향’은 두 단어와 같이 쓸 수 있다. 예문은 맞다. 그러나 ‘끼치다’는 주로 좋지 않은 일에 쓴다. ‘불편을 끼치다’, ‘심려를 끼치다’, ‘폐를 끼치다’ 등이다. 사전 풀이대로라면 ‘은혜를 끼치다’로도 쓸 수 있으니 그것도 절대적이지는 않다.
다만, ‘불편을(걱정을) 끼치다’를 ‘불편을(걱정을) 미치다’로 바꿔 쓰면 어색하다. 좀더 자세히 보면 ‘끼치다’는 ‘미치다’보다 완전히 실현된 상황을 뜻하는 때가 많다.
2018-02-13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