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참사 한달 얼어붙은 상권…월세 못 내 문 닫기도

김태이 기자
업데이트 2018-01-21 15:01
입력 2018-01-21 11:26

애도 분위기 속 모임·회식 기피…“손님 절반으로 줄어”

“참사 이전과 비교하면 손님들이 절반 이상이 줄었어요. 행인들의 발길이 아예 끊기는 바람에 사고 이후 이 지역 상권은 거의 죽었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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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제천 얼어붙은 상권
썰렁한 제천 얼어붙은 상권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째가 된 지난 20일 오전 스포츠센터 건물 인근 거리에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현수막이 줄줄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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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째가 된 지난 20일 오전.

스포츠센터 건물이 있는 하소동 주변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주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주인은 “출근하면서 아침을 채우려는 사람들로 테이블이 가득 차는데 지금은 텅텅 빈 날이 많다”며 “활기찼던 상권이 아예 죽어버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의 말처럼 작년 12월 21일 발생한 제천 참사 이전 하소동 일대는 제천에서 떠오르는 새로운 상권이었다.

대형마트 2곳을 비롯해 술집과 노래방 등 식당과 유흥업소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들도 많아 제천 도심 지역보다 오히려 장사가 더 잘되던 곳이다.

하지만 제천 참사가 발생한 지난해 12월 21일을 기점으로 매출이 곤두박질쳤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실제 스포츠센터 일대는 화재 참사의 여파가 아직도 가시지 않은 탓인지 사고현장 주변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흐른다.

‘화재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드립니다’,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등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역사회에서 내건 현수막은 하소동이 가진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손님이 많이 몰리는 연말연시 특수는 고사하고 평소보다 매출이 뚝 떨어져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상인들은 하소연했다.

한 음식점 주인인 “장사하는 상인들 대부분은 전·월세를 내는 세입자들”이라며 “장사가 안돼 월세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상인들은 손님이 끊기자 아예 영업시간을 조정하거나 문을 닫고 있다.

참사로 지역경제가 침체하자 제천 시민단체인 의림포럼과 시의회는 하소동 상권을 살리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충북도와 제천시는 침체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8일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제천지역의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추모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하되 경기를 다시 활성화 시킬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천시 역시 “소속 공무원들에게 하소동 주변 상점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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