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새달 7~16일 北예술단 서울 공연 추진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업데이트 2018-01-14 11:08
입력 2018-01-12 22:40

공연장 섭외한 듯… 성사 땐 16년만

모란봉악단·왕재산예술단 등 올 듯
최문순 강원지사 “예술단 숙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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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봉악단 공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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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새달 7~16일 사이 북한 예술단의 서울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새달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한 북한 예술단이 서울에서 공연을 가질 경우 남북 교류협력 효과를 극대화할 뿐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늦어도 다음주 중 열릴 남북 실무회담에서 북한 예술단의 서울 공연이 성사될 경우, 2002년 8·15 민족통일대회에서 만수대예술단, 피바다가극단 등에서 선발된 예술단원의 공연이 있은 뒤로 16년 만에 북한 예술단 공연을 서울에서 볼 수 있게 된다.

공연업계 한 관계자는 12일 “정부 당국이 다음달 7일부터 16일 사이에 예술의전당과 장충체육관, 올림픽공원 내 경기장 등 서울 지역 공연장을 섭외하고 있다”면서 “북한 예술단 공연 일정이 몇 회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넉넉한 일정으로 공연장을 섭외하느라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은 이들 공연장이 아닌 서울 내 다른 공연장을 섭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지난 9일 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과 왕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이에 따라 관계 부처들은 북한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 등의 참가에 대비해 상황에 따른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예술의전당과 같은 대형 공연장소 대관은 최소 6개월 이전 예약이 끝나기 때문에, 북한 예술단 공연에 걸맞은 장소를 물색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공연 계획은 아직 일정과 공연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단 장소를 준비해 놓아야 한다”면서 “이번엔 서울뿐 아니라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강릉 등 강원도까지 확대해 공연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인 2월 9일에 앞서 8일 전야제와 7~16일 사이 서울 공연 등이 유력한 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앞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응원단과 예술단 숙소로 강릉 오죽한옥마을을, 최근 문을 연 1000석 규모의 강릉아트센터를 공연장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남북관계가 좋았던 2002년 북한은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에 만수대예술단, 피바다가극단, 평양예술단 소속 가수와 무용배우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을 파견했다. 전례에 비추어 이번 북한 예술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솔(親率)악단’으로 불리는 모란봉악단과 왕재산예술단, 공훈국가합창단 등에서 선발한 예술인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가수 현송월이 단장을 맡은 모란봉악단은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여가수와 여성 연주자들로 구성된 북한판 걸그룹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8-01-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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