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치거나 생략했던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즉석질문’으로 변화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신년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른바 ‘백악관 스타일’의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기자들이 손을 들면 대통령이 즉석에서 지명해 질문을 듣고 답하는 전례 없는 방식이었다.


사회를 맡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처음하는 형식이라 혼선이 있을 수 있다. 나도 눈 맞췄다며 일방적으로 일어나시면 곤란하다”고 설명했고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기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을 번쩍 들었고 이 중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을 든 기자도 있었다. 이 기자는 결국 질문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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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 ‘수호랑도 질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에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을 든 기자를 바라보고 있다. 이 기자는 결국 질문권을 얻었다. 2018.1.10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뜻과 요구를 나침반으로 삼고 국민께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기타(평창동계올림픽 포함) 순으로 질문에 답했다. ▶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파격’…기자들 손들며 질문 경쟁

기자회견에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기자회견에 어울린다는 뜻에서 김동률의 ‘출발’과 가야만 하는 길을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가자는 뜻에서 윤도현의 ‘길’이 선곡됐다. 제이레빗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모두가 함께 가야 할 ‘그곳’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담겨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통일대박”…이명박 전 대통령은 ‘질문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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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 2년차 때인 2014년 1월6일 신년 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로 화제를 모았다.‘통일 대박’ 발언은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대립과 전쟁 위협, 핵 위협에서 벗어나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야만 하고, 그것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나왔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후 이 발언 또한 최순실의 영향이 끼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13개의 질문지 내용이 사전 유출되며 “짜고 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는 반박했지만 기자회견은 유출된 질문지와 동일한 순서와 내용으로 진행됐다. 실제로 청와대와 출입기자단이 12명의 질문자와 질문 내용을 사전 조율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 아일랜드 저널리스트 존 파워씨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기자회견에서 참석하는 기자들이 대통령을 위한 질문을 미리 제출하는 것이 저널리즘이냐”는 비판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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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부인한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인사회에서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최씨는 오래된 지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2017.1.1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말인 2017년엔 국정농단 사태로 신년 기자회견과 신년사 발표를 하지 못했다. 신년인사회라는 이름으로 출입기자들을 상춘재로 초청해 자신의 의혹을 해명했다. 청와대 측은 사진 촬영도 못하게 했고, 스마트폰 녹음과 노트북 속기를 금지했다. 오로지 수첩 메모만 허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2일 청와대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집권 2년차 국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경제 관련 언급을 집중적으로 했으며, 4대강 사업이 논란이 되는 데 대해 “재해 예방과 환경보전 등 다목적 효과를 갖는 사업이며 28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적극 홍보했다. 질문은 받지 않았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과 중복될 것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취임 1주년 회견 역시 마련되지 않아 ‘불통’ 논란이 있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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