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인원의 정예부대, 때로는 혼자서 적의 공간에 침투한 뒤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요원의 이야기는 오늘날 할리우드 영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재 중 하나다. 게임과 영화 등에서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특수작전은 중세시대에도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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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작전은 짧은 시간에 적은 자원을 투입해 전략적, 정치적으로 최대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전투작전이다. 저자는 특수작전을 들여다보면 그 시대 전쟁의 목적과 수단을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특수작전을 연구하면 그 당시 전쟁에서 사람들이 바라던 일과 실제로 해낼 수 있었던 일의 한계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세는 승리라는 현실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뇌물, 배신, 암살, 납치 등을 가리지 않는 비정한 특수작전과 기사도에 입각한 공정한 싸움이라는 가치가 부딪치던 시기였다. 저자는 그럼에도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이후에도 전쟁에서 기사도 정신이 살아 있었음에 주목한다. 18세기 이후 전쟁을 정당화하는 수많은 논리가 나왔지만, 납치와 암살이 여전히 군사적 금기로 남아 있는 것은 이를 허용할 경우 되레 그 문화와 조직도 망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저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전쟁 한복판에 이 글을 썼다고 전한다. 그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서로의 상징을 파괴하고 지도자를 암살, 납치하려는 시도는 멈추지 않고 있다. “기사도의 ‘공정한 경기’ 규칙을 단순한 환상으로 치부해 버리고, 전쟁에서는 승리를 위해 어떤 수단이든 쓸 수 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이라면 표적 사살과 정치적 암살에 부과된 제한과 그런 행위를 둘러싼 현재의 논란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는 저자의 메시지가 다시 읽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7-12-16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