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사람이 먼저” STL ‘명품 트레이드’

김민수 기자
업데이트 2017-12-15 18:47
입력 2017-12-15 18:10
선수를 사고파는 ‘트레이드 시장’은 첨예하게 이해관계를 다투는 비정한 세계다. 이런 곳에서도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고품격 트레이드’를 선보여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프로야구(MLB) 명가 세인트루이스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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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피스코티.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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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루게릭병 걱정한 유망주 피스코티

세인트루이스는 15일 외야수 스티븐 피스코티(26)를 오클랜드로 보내고 내야수 야이로 무뇨스(22)와 맥스 슈록(23)을 받는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구단은 지난 4월 피스코티와 6년간 3350만 달러(약 365억원)에 계약을 연장했다. 최근 2년간 29홈런, 124타점을 올린 잠재력을 높이 샀다. 그런데 시즌 뒤 그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가족과 가까운 곳에서 뛰게 배려한 것이다. 피스코티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토박이다. 그는 지난 5월 어머니 그레천이 루게릭병(근육이 서서히 위축되는 질환) 진단을 받은 뒤 웃음을 잃었다. 어머니 걱정이 가득한 탓인지 올 시즌 성적은 타율 .235에 9홈런 39타점으로 저조했다.

●구단, 계약 접고 고향 팀 오클랜드로 보내

전날 마이애미에서 외야수 마르셀 오수나(27)를 영입한 세인트루이스는 피스코티를 모친 곁에 있는 오클랜드 구단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다행히도 마침 오클랜드도 우타 외야수를 찾던 터라 수월했다.

피스코티를 원하는 구단이 여럿 있었음에도 가족이 있는 오클랜드로 보낸 세인트루이스의 결정에 현지 언론들은 박수를 보냈다. USA 투데이는 “세인트루이스가 냉혹한 야구 협상에서 거의 볼 수 없는 품격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빌리 빈 오클랜드 야구 운영부문 부사장은 “세인트루이스가 피스코티를 가족 곁으로 보내고자 도와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이런 결단이 세인트루이스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세련된 구단 중 하나로 돋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7-12-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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