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상황 봐서” 결정 미뤄둔 KHL

김민수 기자
업데이트 2017-12-14 20:46
입력 2017-12-14 17:44

러 선수들 개인자격 출전 열려…리그, 올림픽 보이콧 명분 상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불참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가 최종 결정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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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아이스하키 졌지만 잘 싸웠다…달튼, 캐나다 소나기골 철벽방어
韓 아이스하키 졌지만 잘 싸웠다…달튼, 캐나다 소나기골 철벽방어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리 맷 달튼(오른쪽)이 14일 캐나다와의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1차전 롭 클링크해머의 슈팅 시도를 막아내고 있다. 달튼은 상대 유효슈팅 56개 가운데 53개를 막아냈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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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통신은 14일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KHL 회장이 ‘누가 평창에 가고, 안 가는지를 우선 파악한 뒤 KHL도 그에 상응하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주도인 KHL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이은 세계 2위 리그다. NHL이 지난 4월 평창올림픽 불참을 공식 선언한 터라 러시아는 물론 캐나다, 미국, 핀란드 등 아이스하키 강국들이 KHL 선수를 주축으로 평창행을 기대하고 있는 현실이다. KHL 소속 선수들마저 불참한다면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수준 저하는 불가피하다. 이는 곧바로 올림픽 흥행과 권위에 치명타로 이어진다.

 KHL은 지난달 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러시아 선수 표적 약물 검사를 빌미로 평창대회 불참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지난 6일 IOC는 국가 주도의 도핑 조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 출전을 금지하면서도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갈 수 있는 길을 터줬다. 러시아도 지난 12일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길 원한다는 자국 선수들의 요청을 승인하기로 했다. 보이콧 명분이 사라지면서 KHL은 일단 소속 러시아 선수들이 얼마나 많이 평창에 갈 수 있는지를 파악한 뒤 결정을 내리겠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아이스하키협회는 나이키에서 제작한 대표팀 유니폼 착용을 고수한다. 또 소치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체르니셴코 회장의 2022년 베이징대회 조정위원 자격 박탈에도 반발해 IOC와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최강 캐나다를 상대로 선전해 희망을 부풀렸다. 백지선(50·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VTB 아이스 팰리스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 투어 채널원컵 개막전에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 1위 캐나다에 2-4로 아쉽게 졌다. 당초 한국은 출전 선수 25명 중 23명이 NHL에서 뛰는 캐나다에 크게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피리어드 10분까지 2-1로 앞섰고 종료 32초 전까지 1점 차 승부를 펼쳤다. 지난 시즌 아시아리그 최우수선수(MVP) 김상욱(안양 한라)이 2골을 터뜨렸고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은 소나기처럼 쏟아진 캐나다의 56개 유효 슈팅 중 53개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7-12-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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