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내가 DJ 비자금 음모론의 몸통?…번지수 잘못 짚었다”

오세진 기자
업데이트 2017-12-12 10:38
입력 2017-12-12 10:20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인 2008년 당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DJ)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하도록 제보한 인물로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지목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이건 한마디로 대하소설급 음모”라면서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음모의 배후에 같은 당의 이용주 의원이 있다고 지목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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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6월 28일 19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이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이준서 최고위원이 조작당사자인 이유미 씨와 주고받은 카톡 내용을 짚어가며 이유미 단독행동임을 주장하고 있는 모습. 2017.06.28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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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가 지난주 금요일 경향신문 보도로 시작된 것 아니냐. 하지만 저는 그 경향신문의 기사 내용과 보도된 과정에 전혀 관여한 바도 없고, 저뿐만 아니라 호남 중진의원들이 경향신문 기자를 만난 것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결국에는 이번 사태의 음모론의 근원지로 (박 최고위원이) 저를 주장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익명의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인 2008년 10월 국회에서 불거졌던 ‘DJ 비자금 조성 의혹’의 제보자가 박 최고위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DJ 비자금 의혹’이란 2008년 10월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던 주 의원이 2006년 2월 발행된 것으로 기재된 100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사본을 공개하며 “DJ 비자금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주 전 의원은 ‘전직 검찰 관계자로부터 받았다’며 이를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이 직접 명예훼손으로 주 의원을 고소했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당시 부장 이인규)는 해당 CD가 김 전 대통령과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 전 의원은 법원에서 명예훼손 유죄가 인정돼 벌금 300만원 선고가 확정됐다.

그런데 경향신문은 당시 주 전 의원에게 CD 사본을 제공했던 인물이 과거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박 최고위원이었다고 보도했다. 보도 직후 박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십몇년 전 일이 왜 이제 와서 보도되는지 이해가 안되고, 당치도 않은 내용”이라면서 “기사 내용이 한마디로 대하소설”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박 최고위원은 전날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경향신문 보도 당일 우리 당 연석회의가 열렸는데, 호남 의원들이 중심이 돼서 제게 소명 절차 한 번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비상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그런데 현장에 있던 모 의원이 어떤 자료를 가지고 설명을 하면서 강력히 징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마치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라고 밝혔다. 모 의원은 이용주 의원이라고 박 최고위원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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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이 지난 8월 30일 오전 경기 양평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연수원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7.8.3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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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의원은 “주 전 의원이 DJ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서 명예훼손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이 언급되어 있지 않나. 그래서 법무부에 해당 판결문 자료를 제공해달라고 정식으로 요청을 했고, 오후 회의 전에 판결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저희들이 배후라고 한다면, 지난주 목요일(7일)과 금요일(8일)만 하더라도 국민의당이 예산 정국을 잘 처리해서 국민들로부터 지지가 올라가고 있는 그런 상태였는데, 이걸 (일부러 논란을 제기해서) 찬물을 끼얹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고 맞섰다.

이 의원은 또 “대하소설급 음모”라는 박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음모의 가능성은 1도 없다. 대하소설까지는 아니더라도 굳이 말하자면 픽션이 아니라 팩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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