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고 비난하면 안되잖아요”…美서 왕따소년 동영상 ‘반향’

업데이트 2017-12-11 16:25
입력 2017-12-11 16:25

눈물로 호소하는 동영상 SNS 확산…유명인사 등 각계 성원 줄지어


“도대체 왕따는 왜 하는 건가요? 다르다고 비난받을 이유는 없잖아요!”

‘왕따’를 당하는 괴로움을 눈물로 호소하는 한 소년의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며 학교폭력 실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분 남짓한 영상은 키튼 존스라는 이름의 소년이 자동차 조수석에 앉아 눈물을 참으며 운전석에 앉은 어머니에게 질문을 던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왜 왕따를 하는 건가요? 그 의도가 뭐지요? 왜 순수한 사람들에게 심술궂게 대하고 기쁨을 얻는 건가요?”라는 질문이다.

소년은 어머니 쪽을 바라보며 “친구들이 내 코를 갖고 놀려요. 못생겼다고 해요. 나는 친구도 없다고 그래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감정이 북받친 소년은 눈물을 보이며 “나한테 우유를 붓고 옷에 햄을 놓고 빵을 던져요”라며 점심시간까지 계속되는 괴롭힘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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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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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에 어머니는 등장하지 않지만, 목소리만으로도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애끊는 심정이 전달된다.

“그럴 때 어떤 감정이 드니?”라는 어머니의 질문에 소년은 “나한테 하는 게 싫어요. 나 말고 다른 애들한테 하는 것도 싫어요. 옳은 일이 아니잖아요!”라며 격해진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다르다고 비난받을 이유는 없잖아요. (다른 것은) 그 사람들 잘못이 아니잖아요”라고 항변했다.

더는 슬픔을 참을 수 없게 된 소년은 흐느끼면서도 자신과 같은 괴로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을 위한 의젓한 조언도 잊지 않아다.

“놀림을 받더라도 신경 쓰지 말고 강해져야 해요. 힘들지만 어느 날엔가는 나아지겠지요.”

이 영상은 소년의 어머니가 등굣길 차 안에서 촬영한 것으로, 어머니는 지난 8일 이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점심시간을 두려워하는 아이를 위해 일찍 데리러 간다고 적었다.

이 영상에 지인들은 “최고로 귀여운 소년에게 누가 이렇게 대하느냐”라고 격분하거나 “이 영상을 뉴스에 보낼 방법이 있다면 좋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인들의 희망이 이뤄지기라도 한 듯 이 영상은 이틀 새 페이스북을 넘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으로 사방팔방 퍼져나갔다.

수십만 명이 이 영상을 봤으며 영상을 본 유명인사들이 소년의 친구가 되겠다며 자처하고 나섰다.

종합격투기 UFC 대표인 데이나 화이트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영상을 올리고 소년의 신원을 아는 사람의 제보를 부탁하며 “UFC 본사가 있는 라스베이거스로 소년을 데려와 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의 인기 뮤지션인 스눕독은 소년 안에 “평생의 친구가 있다”며 자신에게 연락 달라고 적었다.

소년의 신원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테네시주의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미식축구팀 테네시 타이탄스의 선수 델라니 워커는 “우리의 인생은 우리 마음이 짓는다. 우리는 생각한대로 된다”는 법문을 올리고 소년과 가족에게 새해 전날 열리는 타이탄스의 경기 입장권을 선물했다.

이처럼 각계각층의 성원이 쏟아지자 소년의 어머니와 누나는 글을 올려 수천개의 응원 메시지에 일일이 답장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밝혔다.

어머니 킴벌리는 페이스북에 “내 아이에게 주신 (응원의) 목소리에 감사하다. 하지만 아이는 여전히 다른 사람의 인정을 갈구하는 어린애일 뿐이며 진정한 의미의 인정과 주목의 차이를 알 수 있도록 내가 이끌고 나가야 한다. 신이 이를 도와주시고,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일이 일어난 것으로 믿는다”는 심경을 밝혔다.

사진 영상=유튜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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