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 커지는 펫케어… 침도 맞아요

손형준 기자
업데이트 2017-10-30 00:18
입력 2017-10-29 22:24

1000만 반려동물 시대 뜨는 펫 케어 ‘한방 수의학’

조선시대 침으로 말을 치료하던 마의(馬醫)로 이름을 떨치다 임금의 병을 고치는 어의(御醫)의 자리까지 오른 ‘백광현’이란 인물이 있었다. 그의 이야기는 ‘마의’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제작돼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현대수의학의 발달로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졌지만, 반려동물의 노령화로 생기는 특정 질환에는 백광현이 말을 치료할 때 사용한 것과 같은 전통 한방을 접목시킨 동물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한방수의학과 같은 대체수의학은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동물 치료법이다.
이미지 확대
동물제중원 금손이 강무숙 원장이 직접 개발한 침구의자에 고정된 반려견들에게 침과 뜸 치료를 하고 있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홍역·디스크 등 치료 불가능했던 질병, 침·뜸으로 효과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동물제중원 금손이. 여느 동물병원처럼 치료를 받으러 온 애견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다른 동물병원과 다른 게 하나 있다. 바로 은은하게 풍기는 쑥뜸 냄새다. 이 병원 이름은 동물 애호가였던 조선시대 숙종 임금의 고양이 ‘금손이’에서 따왔다. 침과 뜸 같은 전통 한방수의학으로 동물을 치료하는 것이 색다르다. 동물제중원 금손이의 강무숙 원장은 13년 전 전통한방학회에서 한방수의학을 수료했다. “수의사 초기 시절인 20년 전에는 홍역과 파보바이러스 등 전염성 질환과 디스크는 치료가 불가능했는데, 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더 해 주고 싶었어요.” 강 원장이 밝히는 한방수의학을 배우게 된 동기다. 한방수의학 수료 후 첫 진료 대상은 디스크 때문에 걷지 못했던 세 살배기 페키니즈였다. 치료가 끝난 뒤 건강하게 걷는 모습을 본 강 원장은 동물 한방 진료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
이미지 확대
과립형으로 만든 한방발효동물영양제를 세 살배기 몰티즈가 먹고 있다. 과립형으로 돼 있어 사료와 섞어 먹이기도 하고 바로 먹여도 강아지들이 잘 복용한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한방발효동물영양제 제조업체인 ‘내몸애’ 연구실에서 김영수 한의사가 영양제에 들어갈 한방 재료를 배합하고 있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디스크로 뒷다리가 불편한 한 반려견이 침과 뜸 치료를 받고 있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침 치료를 받은 반려견이 앞다리에 있는 혈자리에 뜸치료를 받고 있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이미지 확대
침과 뜸 치료를 받고 있는 한 반려견을 견주가 안정시키고 있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녹용·홍삼으로 만든 반려동물용 한약… “노령견에 좋아”

충북 제천의 충북테크노파크 천연물연구센터에 입주해 있는 한방발효동물영양제 제조업체인 ‘내몸애’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한약을 만든다. 한의사인 김영수 연구원은 유기견이었던 자신의 애견 ‘해피’가 사료를 잘 먹지 않아 몸이 약해지자 동물 한약을 만들기 시작했다. 초기 제품은 사람의 한약과 비슷한 형태로 만들었지만 강아지들이 잘 먹지 않자 과립 형태로 바꿔 사료와 섞어 먹이거나 바로 먹일 수 있도록 했다. 한약의 주재료로는 녹용, 홍삼, 당귀, 산수유 등을 사용한다. 김 연구원은 “특히 설사가 잦은 노령견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약의 효능을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동물 한약이 많지 않아 반려동물에게 책을 참고해 쌍화탕과 십전대보탕 같은 한약을 직접 만들어 주는 동물 애호가들도 생겨나고 있다.

1000만 반려동물 시대에 반려동물은 이제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동물을 기르는 수준을 넘어 몸과 마음 등 반려동물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관리를 해 주는 ‘홀리스틱 펫 케어’(Holistic pet care)가 유행이다. 한방수의학이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수의학계 일각에서는 맹신적으로 한방수의학을 따르기보다는 사람처럼 양방과 병행하기를 권한다. 한방 진료는 부작용이 적은 대신 양방 진료에 비해 치료 기간이 비교적 길고 비용적인 면에서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017-10-30 16면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120년 역사의 서울신문 회원이 되시겠어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