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책속 이미지] 현대음악 거장의 담담한 토로

입력:10/13 18:10 수정:10/13 18:14

음악 없는 말/필립 글래스 지음/이석호 옮김/프란츠/568쪽/2만 8000원
“필립 글래스는 우리 시대의 모차르트다. 그의 세계는 늘 비슷한 듯 다르고, 계속 반복하면서 끝없이 발전하는, 중독과 최면의 메커니즘에 의해 저절로 증식하는 거대한 숲이다.”(박찬욱 감독)

현대음악의 거장, 필립 글래스(80)의 음악 세계는 다채로운 수종이 밀립한 거대한 숲과 같다. 레코드 가게를 하던 아버지에게서 고전부터 현대를 아우르는 음악을 귀동냥했고, 학창 시절에는 재즈를, 파리에서는 비서구음악에 눈을 뜨는 등 그가 수혈받은 음악과 예술은 경계가 없었다. 때문에 교향악, 오페라, 영화음악, 대중음악 등 장르를 무람없이 넘나드는 내공이 쌓였을 테다. 위트가 촘촘히 박힌 문장들로 그는 음악과 삶에 대한 정직한 통찰을 들려준다.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긴 오페라 ‘해변의 아인슈타인’의 성공에도 마흔한 살까지 택시 운전, 이삿짐센터 직원, 배관공 등 밑바닥 노동을 전전해야 했던 그의 담담한 토로는 대가를 만드는 것은 재능과 열정뿐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에 있음을 새삼 상기시킨다.

“먹고살기 위해 음악 이외의 일을 한 세월이 도합 24년이었지만, 한 번도 그런 형편이 짜증스럽지는 않았다. 삶에 대한 호기심이 언제나 우선했기에 일하면서 느꼈을 어떤 모멸감도 이겨 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현실을 직시하는 눈치가 빨랐던 셈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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