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도발에 공화당 돈줄 끊길라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업데이트 2017-09-26 19:13
입력 2017-09-26 18:08

주요 자금원 NFL구단주 등돌려…“지지층 모아 국면전환 노린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프로풋볼(NFL) 선수·구단과 ‘애국심’ 논쟁을 벌이며 격렬하게 대립하자 집권당인 공화당의 ‘돈줄’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댈러스 카우보이스 구단주 제리 존스는 25일(현지시간) 밤 애리조나주 피닉스 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 앞서 미국 국가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선수들과 팔짱을 끼고 무릎을 꿇는 방식으로 국가 연주 시 기립하기를 강요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존스는 전통적 공화당 지지자로 알려졌다.

앞서 샤히드 칸 잭슨빌 재규어스 구단주도 2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경기에서 선수들과 함께 미국 국가 연주 때 선수들과 함께 팔짱을 끼며 항의를 표시했다. 파키스탄계 미국인인 칸은 지난해 트럼프 대선 캠프에 100만 달러(약 11억원) 이상 기부한 인물이다. 마찬가지로 트럼프 캠프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던 로버트 크래프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도 “스포츠보다 이 나라를 통합하는 것은 없고, 정치보다 이 나라를 분열시키는 것도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NFL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 온 주요 정치 자금원으로 통한다. 뉴저지닷컴은 지난해 대선 당시 NFL 구단주들이 트럼프 캠프에 1000만 달러 이상을 모아 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의 돈줄이 끊길 수 있는 상황을 감수하면서까지 NFL과 애국심 논쟁을 지속하는 이유는 최근 각종 불리한 이슈가 부각되자 지지층을 결집하고 인종 간 긴장을 부추켜 국면을 전환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분석된다. CNN은 “최근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공식 업무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의혹과 러시아의 대선 개입 수사가 급물살을 타자 NFL에 ‘애국주의 프레임’을 덧씌웠다”면서 “NFL 선수들이 대부분 흑인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놀면서 고액 연봉을 벌고 있다’는 백인들의 인종적 편견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7-09-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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