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盧발언, 정치보복 끊자는 뜻”…與 “MB에 칼 겨누자 프레임 구축”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업데이트 2017-09-26 00:08
입력 2017-09-25 22:28

노건호 “명예훼손” 정 의원 고소

洪 “본질 외면한 침소봉대” 두둔
鄭 “당당하게 응해 사실 따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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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25일 ‘부부싸움 끝에 권양숙씨가 가출하고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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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25일 “적폐 청산이라는 핑계로 문재인 정부가 똑같은 방식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이건 또 다른 적폐를 낳는 것”이라면서 “국정원, 검찰 등 국가권력기관을 국내 정치에 끌어들여 정치보복의 도구로 쓰는 것을 하지 말자. 이것이 적폐 청산”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정치 보복을 되풀이하지 않고자 우리가 진지하게 태스크포스(TF)팀 등을 꾸려 함께 고민할 수 있다. 그런 취지”라면서 “진지하고 침착하게 (적폐 청산에 대해) 대화하고 고민하고 해법을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한 자신의 페이스북 언급 논란에 대해 정 의원은 이런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정 의원의 말이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상황 반전을 노리기 위한 전략적 꼼수라며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보수진영이 다시 노무현 카드를 언급한 데는 ‘정치 보복’이라는 단어를 계속 끄집어내 ‘현 정권이나 전 정권이나 똑같다’는 인식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 깔렸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막말을 거듭거듭 스스로 옹호하는 것을 보니 다분히 계산된 것”이라면서 “아무리 노 전 대통령을 부각하면서 정치 보복 프레임 구축을 시도한다 해도 국민은 그 의도를 간파하고 넘어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소속 친노(친노무현) 핵심 관계자도 “(한국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 것 같으니 노 전 대통령을 걸고넘어져서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유족이 자신을 고소하자 “당당하게 응해 검찰 수사에서 사실관계를 따지겠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정 의원을 명예훼손과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논평을 내고 “노 대통령 서거에 대한 정진석의 정신 나간 망언은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라면서 “단호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과 여권의 강한 반발에도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직접 나서 정 의원을 엄호했다. 홍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을 앞두고 벌어진 일에 대해 재론하는 것은 서로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 의원이 말 한마디 한 것을 침소봉대해서 본질은 외면하고 곁가지만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이 문제를 키우는 것은 결국 640만 달러 뇌물 사건의 재수사 문제와 범죄수익 환수에 귀착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8~9년이 지난 일을 갖고 서로 치받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제대로 진실규명을 할지 당의 총의를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7-09-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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