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상최고 대응”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업데이트 2017-09-22 21:46
입력 2017-09-22 18:40

김정은 첫 직접 성명 “트럼프 망발 대가 받아낼 것”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1일 북한 ‘완전 파괴’를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응해 본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국제사회를 향해 직접 성명을 발표한 것은 김일성, 김정일 집권 시기에도 없었던 일로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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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벼락
불벼락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1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직접 본인 명의의 성명을 읽고 있는 모습이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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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동지께서 미 합중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관련해 21일 당중앙위원회 청사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장 자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 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며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 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에게는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 낼 것”이라며 “이것은 트럼프가 즐기는 수사학적 표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라며 “트럼프에게 권고하건대 세상을 향해 말을 할 때에는 해당한 어휘를 신중하게 선택하여 상대를 보아가며 가려서 하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최고의 초강경 조치와 관련해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리용호 외무상은 21일(현지시간) 숙소 앞에서 “어떤 조치가 되겠는지는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전제한 뒤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준비해 온 짧은 메시지를 내놓은 뒤 추가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호텔로 들어갔다. 동행한 통역사가 영어로 순차 번역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은 하루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와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의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7-09-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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