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우울한 가을’… 불펜 경쟁 예고

한재희 기자
업데이트 2017-09-20 19:25
입력 2017-09-20 18:12

커쇼·다르빗슈·우드·힐 선발

감독 “류·마에다 PS 계투로”
예열 부족한 불펜 승부 부담


류현진(30·LA 다저스)이 결국 포스트시즌(PS) 선발 경쟁에서 밀려난 모양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0일 필라델피아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29)는 남은 정규시즌 2주간 PS 불펜 오디션을 볼 것”이라며 “누군가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을 놓고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과 마에다는 사실상 PS 선발 경쟁에서 배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PS는 정규시즌과 달리 보통 3~4명이 선발투수로 나서는데 결국 이들이 탈락했단 것이다.

‘부동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9)와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모셔온 다르빗슈 유(31)가 1~2선발을 차지하고, 알렉스 우드(26)와 리치 힐(37)이 3~4선발을 가져갈 전망이다.

미국 일간지 LA 타임스는 ‘다저스는 류현진과 마에다에게 PS 구원투수 기회를 주기로 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커쇼, 다르빗슈, 우드, 힐로 4선발을 구성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다저스는 류현진과 마에다의 PS 활용법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지역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류현진과 마에다가 PS 로스터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불펜”이라고 전했다.

둘은 올 시즌 이미 불펜으로 빠진 경험이 있다. 류현진의 경우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미국 진출 이래 처음으로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빅리그 첫 세이브를 챙겼다. 마에다는 6월 10일 신시내티전, 같은 달 24일 콜로라도전에서 각각 4이닝 1실점,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성적만 본다면 류현진이 평균자책점 3.46으로 4.21인 마에다에게 앞서지만 불펜 경쟁에서의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

2015년 어깨 수술 뒤 오랜 재활 과정을 거친 류현진은 실전에 투입되려면 긴 예열 과정이 필요한데 불펜 투수로는 그러한 준비 과정을 거치기 어렵다. 류현진도 “불펜으로 몸을 푸는 게 쉽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7-09-2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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