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 “철인3종경기 하는 느낌…온몸 불살라”

업데이트 2017-08-13 10:37
입력 2017-08-13 10:37

‘죽어야 사는 남자’ 알리 백작 열연…화면 장악하는 에너지 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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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 출연 중인 배우 최민수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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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 오후 여의도에서 억만장자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을 만났다.

웬만한 사람은 소화하기 힘든 파란색 계열의 슬림한 양복을 빼입고 나타난, 자신만만한 백작의 모습은 이글거리는 태양과 맞짱을 떠도 밀리지 않을 듯했다.

MBC TV 수목극 ‘죽어야 사는 남자’의 타이틀 롤 알리 백작을 맡은 최민수(55)는 인터뷰현장에도 백작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저 이역만리 열사의 땅에 있다는 보두안티아 공화국의 알리 백작이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그의 독특하고 한껏 과장된 코미디가 회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알리 백작의 1인극이나 다름없는 ‘죽어야 사는 남자’는 지난 10일 16회에서 전국 12.9%, 수도권 14.1%를 기록하는 등 동시간대 압도적인 시청률 1위다.

최민수는 “억만장자고 뭐고 철인3종경기를 하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붓는 듯하다. 동작 하나, 대사 하나에 악센트가 살아있다.

▲에너지가 방전됐다. 이제 2주 남았는데 정말 내 안에 있는 에너지를 다 쏟아낸 느낌이다. 목소리도 잘 안 나온다. 그리고 내 나이가 몇이냐. 진짜 힘들다.(웃음) 알리 백작 역을 맡아 12㎏을 뺐다. 샤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연기하면서 살이 더 빠졌다. 살이 많이 빠지니 힘이 더 들 수밖에 없다.

지난주 알리 백작이 진짜 딸이 누구인지를 알게 된 연기를 할 때가 정점을 찍었다. 차 안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백작이 받은 충격을 표현해내야 하는데 기름을 짜내는 듯한 고통이었다. 그 신 하나 때문에 3일 잠을 못 잤다.

--코믹 연기가 연일 화제다. 만화적이면서도 굉장히 철두철미한 코미디다.

▲누구는 짐 캐리 같다, 누구는 ‘캐리비안의 해적’의 조니 뎁 같다고도 하더라. 그런 생각 없이 연기했는데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더라. 난 오히려 찰리 채플린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 채플린도 지팡이를 짚고 다니지 않았나.(웃음)

쉽지 않은 캐릭터다. 외형적으로 보여줘야 할 게 많은 캐릭터인데 그 하나하나의 요소가 다 잘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그냥 우스꽝스럽게만 보이게 된다. 대사 하나, 시선 처리 하나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부숴버리고 다시 세팅해야 한다. 작은 스크래치 하나라도 나면 이상해지는 캐릭터다. 세공을 세밀하게 잘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 에너지가 엄청나게 들어간다. 캐릭터가 전체적인 흐름을 잘 찾아가야 한다. 그에 대한 부담감이 엄청나다.

--알리 백작은 어떤 인물인가. 최민수의 타고난 이국적 이미지가 이번에 적역을 만난 느낌이다.

▲진짜 그런가? (폭소 터짐) 알리 백작은 중동 모래사막 척박한 지역에서 살아남았고, 그 지역 왕국 국왕의 목숨을 살려준 보답으로 하사받은 땅을 이용해 거부를 축적한 사람이다. 태어난 곳과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남았지만 거기에 뿌리를 내리지는 못한 외로운 영혼이다. 아마도 알리 백작은 지금껏 단 한번도 자신의 진심을 겉으로 이야기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낯선 땅에서 외부인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민과 성찰이 있었던 사람이다. 속을 드러내지 않고 과장된 행동, 포커페이스 안에 숨긴 채 성공을 이뤄냈다. 한이 휘발된 듯하지만 사실은 내재돼 있고, 그게 전혀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는 인물이다.

--출연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처음에 제안받은 것은 1년 전이었다. 그런데 시놉시스만 있고 대본도 안 나온 상태여서 그냥 흘려들었다가 올봄에 다시 제안을 받았다. 아이디어 상으로는 재미있어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위험한 시나리오라고 판단했다. 글로는 재미있어도 영상으로 구현하기가 만만치 않아 보였고, 행간의 의미도 생각하며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으면 이상한 작품이 되기 십상이라고 생각했다. 아주 똑똑하고 세련되게 풀거나 제작비를 많이 들여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드라마보다는 영화가 어울리겠다 싶었다. 한달 반을 칩거한 채 미친놈처럼 고민했다. 정말 집 밖에 나가지 못한 채 고민했다. 말투와 제스추어 하나하나 고민에 고민을 했다. 수많은 생각을 하며 괴로워했다. 집사람이 그런 내 모습을 보고 걱정했을 정도다. 그렇게 고민을 했지만 막상 촬영 들어가기 전 고동선 PD에게 “날 믿지 마라. 나도 모르겠다”고 했다.

--초반에는 시청자도 당황했지만, 지금은 알리 백작 스타일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다. 큰 웃음을 주고 있다.

▲고동선 PD가 날 믿어준 게 고맙다. 고 PD가 나랑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통하는 사람이다. 이번에 처음 작업하는데 일일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서로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내가 방송을 보면서 감동한 장면이 여럿이다. 지영(강예원 분)이가 들판에서 엄마와의 추억을 공유하는 장면, 횡단보도에서 지영이의 어린시절과 현재의 절박한 모습이 교차되는 장면 등에서 고 PD가 고수라는 것을 깨달았다. 순수하고 결이 살아있는 세련된 연출자다.

또 마침 송인혁 촬영감독, 황명호 조명감독이 나와 ‘오만과 편견’을 같이 했던 분들이라 나의 특성을 너무 잘 안다. 이런 분들이 모여서 하기에 작품이 잘 나온다고 생각한다.

--장남 유성(21) 군이 알리 백작의 아역을 맡아 특별출연했다. 화제도 컸고, ‘금수저’ 논란도 일었다.

▲노코멘트 하고 싶다. 미성년자라면 말을 보태겠는데, 유성이는 이제 성년이다. 자기 일에는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다. 또 그의 인생이다. 그 친구가 경험하고 스스로 책임질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초반 이슬람문화를 희화화한다는 논란도 있었다.

▲제작진이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한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지적이 나와서 그다음에 더욱더 조심하게 됐다. 알리 백작이 카메라를 쳐다보며 방백(다른 인물에게는 들리지 않고 관객만 들리는 것으로 약속한 대사)을 하게 된 것도 그 시점이다. 알리 백작은 이슬람 신자도 아니고, 이 이야기는 허구의 이야기라는 것을 강조한 장치다. 정극 드라마에서 배우가 렌즈를 의식하는 것은 금기 아닌 금기지만, 우리는 알리 백작의 방백을 활용해 가상의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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