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보수당·DUP 소수정부 합의… 코너 몰린 메이 구사일생

심현희 기자
업데이트 2017-06-26 23:43
입력 2017-06-26 22:44

보수당, 협상 타결로 과반 확보

북아일랜드에 1조4500억 지원
총리 불신임 때 반대표 던지기로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조기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보수당이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과 소수정부(연립정부) 구성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고 BBC 등이 2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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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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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을 이끄는 메이 총리와 알린 포스터 DUP 대표는 이날 런던 총리집무실에서 막판 협상을 벌인 끝에 이른바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합의에 서명했다. 이로써 총선에서 하원 과반(326석)에 못 미친 318석을 얻은 보수당은 10석의 DUP와 의석을 합쳐 과반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DUP는 예산안과 정부 입법계획을 담은 ‘여왕 연설’ 등 정부 제출 핵심 법안들을 지지하고 총리 불신임안이 상정될 때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양측의 합의는 연립정부보다 느슨한 형태로 DUP가 내각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대신 보수당 정부는 앞으로 2년간 북아일랜드에 기존에 발표된 5억 파운드 이외 10억 파운드(약 1조 4500억원)를 추가 지출하기로 약속했다. 이 자금은 인프라, 보건, 교육 등에 쓰인다. 또 보수당은 겨울철 난방비 지원 중단 등 DUP가 반대한 공약들을 이행하지 않기로 했다.

협상 타결에 따라 보수당 소수정부는 28~29일 ‘여왕 연설’에 대한 의회 표결을 넘길 수 있게 됐다. 메이 총리가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보수당 소수정부 출범을 끌어냈지만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의 강력한 이탈) 진로를 고수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소프트 브렉시트(유연한 이탈)로 변경해야 한다는 온건파 간 당내 갈등은 계속돼 메이 총리 흔들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7-06-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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