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5년 임기 내 중단 가능 원전은 1기뿐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업데이트 2017-06-21 03:07
입력 2017-06-20 23:26

연장 필요한 고리 2호기조차 2023년 8월에야 설계수명 끝나

“정권 따라 오락가락하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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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영구정지한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에 이어 설계수명이 연장된 월성 1호기(2022년 11월 19일까지 연장)를 조기 폐쇄하고 12년 내 설계수명이 다가오는 원전 11기에 대해서는 계속 운전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5년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까지 중단 가능한 원전은 월성 1호기를 제외하고는 한 기도 없다. 정부는 문 대통령의 탈원전 공약을 연말에 나올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에 반영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인 미래를 내다보고 세워야 하는 국가 전력수급 계획이 정권에 따라 출렁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0일 “문 대통령이 밝힌 대로 설계수명이 끝나는 원전의 수명을 더이상 연장하지 않는 내용을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원전 24기 가운데 2015년 7차 전력수급계획상 2029년까지 설계수명이 끝나는 원전은 고리 2·3·4호기, 월성 1·2·3·4호기,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 등 총 11기다. 하지만 월성1호기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수명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할 고리 2호기도 2023년 8월에야 설계수명이 끝난다. 문 대통령의 임기 내 건드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설사 앞당겨 가동 중단을 선언하더라도 향후 정권이 바뀌면 ‘연장 허용’으로 다시 번복될 수 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이 2년마다 갱신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계획예방정비차 가동을 멈춘 월성 1호기는 시민단체 등이 지난 2월 법원에 가동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산업부 관계자는 “월성 1호기의 조기 폐로 결정은 2년이 걸린 고리 1호기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출신의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 정책을 실현하는 데는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임기 5년인 정부에서 다 바꾸려다 보면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거나 국민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7-06-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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