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곡하와이, 마지막 영업…38년 서민 휴양지 문 닫는다

장은석 기자
업데이트 2017-05-27 14:19
입력 2017-05-27 14:18
서민들의 신혼여행지이자 학창시철 수학여행지로 큰 인기를 얻었던 서민 휴양지 ‘부곡하와이’가 오는 28일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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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곡하와이 실내 물놀이장
부곡하와이 실내 물놀이장 오는 28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폐업하는 국내 종합 레저시설 1호였던 경남 창녕군 부곡면 부곡하와이 내 실내 물놀이장. 부곡하와이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인 1979년 문을 열어 38년 간 서민 휴양지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2017.5.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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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남 창녕군 부곡면에 위치한 부곡하와이에서 30년 동안 근무했다는 한 직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28일 폐업한다니 너무 섭섭하고 안타깝다. 청춘을 모두 바친 곳이나 다름없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부곡하와이는 지난 26일 오후까지도 겉으론 여전히 옛 모습, 옛 추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주말이면 수많은 물놀이객이 줄지어 기다리던 부곡하와이 출입구는 한산했다.

대인 입장료는 9000원. 이 입장권으로 실내수영장, 온천, 식물원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문을 연 유명 워터파크 등에 비하면 훨씬 싼 가격이다.

부곡하와이는 국내 워터파크 등을 갖춘 놀이시설 중 유일하게 먹거리를 챙겨 입장할 수 있는 곳이다.

유명 워터파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부곡하와이는 서민 휴양지다.

부곡하와이를 세운 창녕 도천면 출신 고(故) 배종성 창업주 정신이기도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부곡하와이는 3대가 함께 놀러갈 수 있는 곳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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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역사 접고 폐업하는 부곡하와이
38년 역사 접고 폐업하는 부곡하와이 오는 28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폐업하는 국내 종합 레저시설 1호였던 경남 창녕군 부곡면 부곡하와이 내 텅빈 야외 물놀이장. 부곡하와이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인 1979년 문을 열어 38년 간 서민 휴양지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2017.5.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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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추억 남긴 채 폐업하는 부곡하와이
38년 추억 남긴 채 폐업하는 부곡하와이 오는 28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폐업하는 국내 종합 레저시설 1호였던 경남 창녕군 부곡면 부곡하와이 내 야외 놀이장인 하와이랜드. 부곡하와이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인 1979년 문을 열어 38년 간 서민 휴양지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2017.5.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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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곡하와이 실내 물놀이장
부곡하와이 실내 물놀이장 오는 28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폐업하는 국내 종합 레저시설 1호였던 경남 창녕군 부곡면 부곡하와이 내 실내 물놀이장. 부곡하와이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인 1979년 문을 열어 38년 간 서민 휴양지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2017.5.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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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추억 남긴 채 폐업하는 부곡하와이
38년 추억 남긴 채 폐업하는 부곡하와이 오는 28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폐업하는 국내 종합 레저시설 1호였던 경남 창녕군 부곡면 부곡하와이 전경. 부곡하와이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인 1979년 문을 열어 38년 간 서민 휴양지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2017.5.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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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역사 접고 폐업하는 부곡하와이
38년 역사 접고 폐업하는 부곡하와이 28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폐업하는 국내 종합 레저시설 1호였던 경남 창녕군 부곡면 부곡하와이. 부곡하와이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인 1979년 문을 열어 38년 간 서민 휴양지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2017.5.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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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역사 부곡하와이 문 닫으면
38년 역사 부곡하와이 문 닫으면 오는 28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폐업하는 국내 종합 레저시설 1호인 경남 창녕군 부곡면 부곡하와이 앞에서 한 할머니가 지역 명물인 땅콩 노점을 하고 있다. 부곡하와이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인 1979년 문을 열어 38년 간 서민 휴양지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2017.5.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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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물놀이장, 오래된 치킨·햄버거 상표가 내걸린 점포, 갈비탕·김치찌개로 대변되는 한국관 식당 등도 옛 모습 그대로였다.

1980년대 트로트 가수들과 화려한 외국 댄스들이 무대에 올랐던 대형 실내 공연장도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공연 관람석도 돌로 만든 계단식 좌석 그대로였다.

야외 놀이시설은 가동을 중단했다.

가족과 연인이 손에 땀을 쥐며 탔던 바이킹이며 회전목마, 비행의자 등은 ‘안전점검 중’이라는 안내문을 붙인 채 멈췄다.

한여름 돗자리 하나 놓기 어려웠던 야외 물놀이장에는 물 한 방울도 남지 않은 채 먼지를 날렸다.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수천 종 열대 식물이 가득했던 식물원에도 인적이 끊겼다.

부곡하와이는 1980년대 연간 200만명 이상이 찾았던 소위 ‘물 좋은 관광지’였다.

그랬던 부곡하와이의 지난해 입장인원은 24만여 명. 무려 10분 1로 줄었다.

지역 주민들은 부곡하와이가 달라진 여행 패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점을 꼬집었다.

창녕 부곡면에서 만난 주민 김모(51) 씨는 “정말 너무 그대로다. 솔직히 이런 시설이 아직 잘 버틴 점이 신기할 정도”라며 “주변 관광지가 변해도 부곡하와이는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일하고 부실한 경영도 부곡하와이 몰락을 불러 일으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곡하와이 경영을 맡았던 이사 2명은 비리 의혹으로 스스로 사퇴했다.

부곡하와이 진무환 노조위원장은 “창업주 정신을 외면한 채 방만 경영을 해온 이사들이 스스로 비리를 인정했다”며 “지금 남은 일본인 대표이사도 아무런 의지가 없어 한심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공개매각과 고용승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직원 80여명을 보면 촉탁 직원이 대부분이고, 정규직 중 노조원은 17명에 불과하다.

사측은 퇴직금과 몇 달 치 위로금 일부 지급을 제시했다.

사측은 일절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이 위로금 지급을 흥정하며 직원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 위원장은 “경영진의 비리를 사법 기관을 통해 묻고 남은 직원들의 생존권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부곡하와이가 폐업에 들어가더라도 고용승계를 위한 투쟁을 계속 벌이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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