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불안’ 류현진, 변화구 위주 투구로 돌파구 마련

업데이트 2017-05-19 13:45
입력 2017-05-19 13:45

좌타자는 슬라이더…우타자는 체인지업에 커브로 허 찔러

위험을 감지할 때, 굳이 정면 승부를 펼칠 필요는 없다.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조심스럽게 변화구 위주로 투구했다.

좌타자에 슬라이더, 우타자에 체인지업을 던지며 바깥쪽을 노리는 조심스러운 투구에 커브로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은 류현진 특유의 제구력과 맞물려 큰 효과를 봤다.

류현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2017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7안타를 내주고 2실점 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류현진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한 투구였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공 79개 중 직구는 30개뿐이었다. 직구 구사율은 37.97%로 올 시즌 그의 평균 직구 구사율(45.68%)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변화구 비율은 63.03%로, 류현진은 자신이 갖춘 변화구 3종류인 체인지업(15개, 18.99%), 슬라이더(16개, 20.25%), 커브(18개, 22.78%)를 고르게 던졌다.

이날 마이애미는 선발 라인업에 우타자 5명, 좌타자 4명을 내세웠다.

류현진은 철저하게 ‘정석’을 따랐다. 일반적으로 좌투수는 장타를 피하고자 우타자를 만나면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 등으로 바깥쪽을 공략하고, 좌타자를 상대할 때는 슬라이더와 컷 패스트볼 등으로 외곽을 노린다.

직구 구속이 아직 정상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아, 피홈런이 많은 류현진으로서는 변화구 위주의 바깥쪽 승부가 가장 안정한 방법이었다.

2회 저스틴 보어, 3회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직구를 던지다 홈런을 맞은 뒤에는 투구가 더 신중해졌다.

류현진은 직구는 높은 쪽 유인구 등으로 활용하고, 스트라이크를 노릴 때는 변화구로 승부하는 방법을 썼다.

5회초 1사 1,2루에서 좌타자 옐리치에게 초구 직구로 볼을 던지고, 2구 바깥쪽 슬라이더로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석’에도 변화는 필요했다. 류현진은 커브로 허를 찔렀다.

류현진은 1회초 첫 타자 디 고든에게 2, 3구를 연속해서 커브를 던져 유격수 땅볼 처리했고, 이후에도 매 이닝 커브를 던졌다.

130㎞대 슬라이더 혹은 체인지업에 대비하던 마이애미 타선은 류현진의 시속 120㎞대 커브에 속수무책이었다.

류현진이 올해 커브 구사율을 20% 이상으로 높인 건, 이날이 처음이다.

류현진의 직구는 아직 불안하다. 영리한 류현진은 다양한 변화구로 다른 돌파구를 마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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