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장애인 참정권/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입력:04/20 22:34 수정:04/20 22:39

다시 들렸다. “장애인도 국민이다.” “장애인은 시혜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 주체다.” 선거 때엔 여느 때와 다르게 다가오는 외침이다. 투표는 국민으로서 정당한 권리이지만 장애인들이 행사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현실과 괴리가 꽤 큰 탓이다.
헌법 제13조 제2항엔 ‘모든 국민은 참정권을 제한받지 아니 한다’, 제24조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한 바에 의해 선거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당연히 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대전제 아래서다. 공직선거법 제6조에는 ‘노인·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선거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등의 필요한 대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유권자들을 위한 투표권과 이동권은 여전히 미흡하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4·13 총선 당시 투표소가 1층이 아닌 지하나 지상 2층 이상에 설치된 곳이 573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도 16.5%나 됐다. 관련 법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장애인들에게는 절망에 가까운 높디높은 문턱이 아닐 수 없다. ‘2017 대선 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최근 촉구한 “참정권 확보를 위한 편의 보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장애 유형에 따라 투표소의 접근성 확보, 수어(手語) 영상이나 자막 제공,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선거공보물 배포 등이 그 예다. 좀더 관심을 갖고 배려한다면 실현 가능한 일이다.

5·9 대선에 뛰어든 후보들은 어제 갖가지 장애인 복지 공약을 내놨다. 제37회 장애인의 날에 맞췄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말마따나 “500만 장애인과 그 가족의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닌” 까닭에서다. 장애인의 날은 유엔이 1981년을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주제로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한 것을 계기로 지정됐다. 이전에는 ‘재활의 날’로 불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장애인도 사람 대접받는 나라”라는 비전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통령 직속 장애인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시했다. 실행만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장애인 복지 수준은 그 나라의 복지 수준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원 조달 방안이 빠져 있다는 점이 문제다. 자칫 선심성으로 흐를 가능성이 큰 것이다.

대선도 18일밖에 남지 않았다. 장애인 참정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해 주무 부서는 편의시설을 점검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에서의 참정권은 모두에게 평등해야 한다.

박홍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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