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적과의 동침’… LG TV패널 70만장 받는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업데이트 2017-03-26 18:29
입력 2017-03-26 18:14

하반기에 공급… 양사 첫 협업, 샤프 거래 중단에 급한 불 끄기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약 70만장을 공급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패널을 공급받는 것은 처음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안에 삼성전자에 TV용 LCD 패널 약 70만장을 공급한다. 구체적 공급 수량까지 공개된 것은 양사 간 계약이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달 “삼성전자와 TV용 LCD 패널 공급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공급 시기는 올해 이른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일본 샤프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기로 했다가 지난해 12월 갑작스럽게 공급 중단 통보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대만의 훙하이정밀공업이 샤프를 인수한 뒤 자사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후 공급 차질이 생긴 삼성전자는 국내외 여러 패널 제조사에 추가 물량 공급 요청을 했고 LG디스플레이 쪽에서 일부 물량을 대기로 했다. 지난해 샤프가 삼성전자에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 500만장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LG의 TV용 패널을 쓰게 된다. 그동안 반도체 등 기성품 형태의 부품 거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TV용 패널은 개발 단계부터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양사 간 첫 협업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LG디스플레이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확정된 것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7-03-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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