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참하고… 제외하고… 불통 트럼프 ‘언론 길들이기’

김미경 기자
김미경 기자
업데이트 2017-02-26 23:44
입력 2017-02-26 20:48

97년 전통 백악관기자단 만찬… “참석 안 할 것” 트위터로 통보

비공식 브리핑 ‘프레스 개글’
CNN·NYT 등 배제해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주류 언론 간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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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린 말로니(왼쪽 두 번째) 뉴욕 하원 의원이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본사 앞에서 전날 백악관이 비공식 브리핑인 ‘프레스 개글’(press gaggle)에 그동안 트럼프 정부와 갈등을 빚었던 CNN과 뉴욕타임스, 더힐, 폴리티코 등 상당수 주류 언론을 배제한 것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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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나는 올해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 잘 지내고 좋은 저녁 되기를 바란다!”며 오는 4월 29일로 예정된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 불참을 선언했다. 1920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전통적으로 대통령이 참석해 연설을 하고 언론과 소통하는 자리로, 각계 유명인사들도 초청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유명인사로 자주 참석했지만 번번이 언론의 공격 대상이 된 쓰라린 기억이 있다. 게다가 올해는 각을 세워온 일부 언론이 만찬 협찬을 거부하는 등 기자단의 보이콧 조짐이 보이자 맞불을 놓은 분위기다.

앞서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비공식 브리핑인 ‘프레스 개글’(press gaggle)에 CNN과 뉴욕타임스, 더힐, 폴리티코 등 상당수 주류 언론을 배제해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자신의 ‘러시아 스캔들’ 등을 비판하는 기사를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며 갈등을 빚어온 매체들이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고문이 창업한 극우 성향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 등 보수 매체들을 참여시켰다.

이에 AP통신과 타임 등은 항의의 뜻으로 브리핑을 보이콧했고, 백악관 출입기자단 제프 메이슨 간사는 성명을 내고 “강력 항의한다”며 공식 대응을 밝혔다. LA타임스는 사설에서 “트럼프 정부가 ‘언론과의 전쟁’ 수위를 새로운 국면으로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7-02-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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