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드’ 어디 갔지… 배불뚝이 아재로 변신한 고수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업데이트 2017-02-24 00:13
입력 2017-02-23 22:12

‘루시드 드림’서 17~18㎏ 체중 조절… 두아이 아빠로 SF스릴러 부성애 표현

“정통 멜로에 관심… 악역도 궁금해져” 올 ‘이와손톱’ ‘남한산성’ 등 3편 개봉

배우 고수(39). 흔히 조각 미남이라고 한다. 그래서 별명이 ‘고비드’(고수+다비드상)다. 당연히 몸매도 조각일 것으로 상상하기 쉬운데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의 도입부에서 관객들은 ‘엇’하고 놀라게 된다. 고수가 배가 불룩 나온 아재 몸매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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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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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린 아들을 둔 평범한 가장이면서, 비리 고발 전문 기자인 대호를 연기한다. 직업 때문에 적이 많던 대호는 어느 날 놀이공원에서 누군가의 공격을 받고는 함께 간 아들을 잃어 버린다. 3년간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하자 우연히 알게 된 ‘자각몽’(루시드 드림) 기술에 마지막 희망을 건다. 대호는 꿈속에서 조각조각 단서를 찾고,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추격전을 벌인다.

고수는 대호 캐릭터를 맞춤옷처럼 걸치기 위해 몸무게를 80㎏ 후반까지 늘렸다가 일주일 만에 17∼18㎏가량 줄였다. “처음에는 보통 아빠들의 평범한 체형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살을 찌웠고, 나중에는 초췌하고 힘겨운 모습을 표현하려고 뺐죠. 제겐 새롭지 않은 모습이에요. 몸 관리를 해야 빠지는 스타일이거든요. 평소에는 좀 찌는 편이죠. 영화 속만큼은 아니지만.”

‘루시드 드림’은 부성애가 불꽃 튀는 SF 추적 스릴러다. 실제 아빠 입장이라 연기하는 것은 어땠을까. “결혼 전에 연기했다면 아무래도 다르겠죠. 관객들도 제가 결혼했고, 두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감정이입하는 데 좀 더 쉽지 않을까 해요. 저 역시 연기를 하며 캐릭터가 더 마음에 와 닿았어요.”

그러고 보니 영화에서는 조각 외모를 십분 활용한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이와 손톱’, 현재 촬영 중인 ‘남한산성’까지 모두 열 편을 소화했는데 달달한 사랑 이야기는 ‘반창고’에 불과하다. “TV 드라마 쪽으로는 좀 했던 것 같은 데 잘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론 말랑말랑한 것도 좋아하는데 고생하는 장르나 캐릭터에 많이 끌렸던 것 같네요. 제가 연애를 잘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정통 멜로는 관심이 있어요. 지금 당장 하고 싶어지는 데요. 하하하. 극 중에서 변화가 있는 캐릭터를 한 적은 있어도 악역은 해본 적이 없는데 요즘 들어 선의 반대편에 있는 인물들이 궁금해지고 있어서 한번 표현해보고 싶기도 해요.”

초반에는 스릴러, 최근에는 사극이나 시대극 출연이 많아지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역사를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옛날의 어떤 모습, 옛날 사람들의 삶, 그런 것들에 대해 호기심이 많아요. 역사물은 꼭 해야지 이런 생각까지는 아닌데 마음이 열려 있지요. 지금 인터뷰하는 이 공간에도 옛날에 사람들이 살았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고수는 올해 ‘루시드 드림’을 시작으로 세 편의 영화를 선보이게 된다며 모두 사랑받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목표요? 늘 멀리 있는 것 같아서…. 저는 지금 계속 배워 가는 단계, 성장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꾸준히 노력해서 관객 분들에게 작품으로 만족을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7-02-2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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