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인증 7월부터 시범 적용”

최선을 기자
업데이트 2017-02-20 18:41
입력 2017-02-20 18:18

김태룡 금투협 정보시스템실장

금투업에 자체개발 시스템 도입
장기적으론 장외거래 등에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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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룡 금융투자협회 정보시스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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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생소한 어떤 신기술이 금융 전체를 바꿀 거라고 하더군요. ‘도대체 블록체인이 뭔데?’ 하는 질문으로 모여 공부를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다 돼 갑니다.”

지난해 4월 김태룡(47) 금융투자협회 정보시스템실장은 증권업계 정보기술(IT) 전문가들과 모여 공부를 시작했다. 김 실장은 20일 서울신문과 만나 “‘분산형 디지털 장부’라는 개념부터 이해가 어려워 처음엔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며 웃었다.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을 금융투자 업계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을 거듭한 그는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한 점을 활용해 인증 시스템부터 만들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를 위한 금융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빨리 움직였다. 지난해 12월 ‘금융투자업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25개 증권사와 5개 블록체인 기술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별도 중앙 서버가 아닌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거래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컨소시엄을 총괄하고 있는 김 실장은 “블록체인은 금융권의 전통적 수익구조를 완전히 뒤엎는 신기술”이라면서 “중개 기관을 없애 고객은 수수료를, 금융회사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차 목표는 인증서비스 개발이지만 이후엔 계좌 개설 등에 필요한 전자문서를 공인전자문서보관소가 아닌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기술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블록체인 기술로는 고빈도 매매 등 1초에 수천 건의 거래가 이뤄지는 주식시장에 적용하기는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청산결제, 장외거래 등에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컨소시엄이 개발한 블록체인 인증 시스템은 오는 7월부터 금융투자업권에 시범 적용될 예정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간편한 인증 시스템이 도입되면 복잡한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다. 연내 전 금융권 통합 인증 시스템 도입도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와 증권, 은행, 보험 등 업권이 참여한 ‘범금융권 공동인증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7일 첫 미팅을 마쳤다. 김 실장은 “컨소시엄이 개발 중인 인증 시스템을 전 금융권에 공유하겠다고 제안했고 업권별로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면서 “연내 통합 인증서비스 도입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전했다. 그는 “모든 금융 거래를 하나의 통합 인증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고객들은 번거로움이 줄어들고 각 업권은 이용자층이 다양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7-02-2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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