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노출’ 김정남 가족 연락두절…金 시신, 北측에 인도 가능성 커져

김규환 기자
업데이트 2017-02-20 18:41
입력 2017-02-20 18:18

말레이 경찰 “2주일” 시한 제시…요청 없을 땐 北대사관 넘길 듯

암살당한 김정남의 시신이 북한 측에 인도될 공산이 커졌다. 가족에게 시신 인도의 최우선권이 있지만 가족이 인도 기간 내 인계받기 위해 나설 가능성이 희박한 까닭이다.

20일 말레이시아 중문매체 중국보(中國報) 등에 따르면 김정남 암살사건 수사 책임자인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청 부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김정남 시신은 가족이 가장 우선적인 인수권을 갖고 있지만 인도 요청은 사망 후 2주일 이내”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김정남 가족이 인도 기간 내 정식으로 시신 인계를 요청하지 않을 때는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대사관에 시신을 넘길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는 게 이들 언론의 분석이다.

이브라힘 부청장은 “현재까지 누구도 (김정남)시신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없다”고 말해 마카오 등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 가족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유족이 시신 인도를 요청하더라고 DNA 검사 등 방법을 사용해 상호 관계를 판별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2주간 유가족이 나타나는 것을 기다리고, 그때까지 연락이 없으면 다음 방안을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 주말레이 북한 대사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아흐마드 자히드 부총리가 시신 인도와 관련해 우리 요청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관 여권 소지자로 빈 협약에 따라 특권이 있는 사람의 시신을 인도하는 데 유족의 DNA를 요구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으며 신원이 확실한 사람에게 인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남의 가족으로 본처와 아들 한 명은 베이징, 둘째 부인인 리혜경과 한솔·솔희 남매, 셋째 부인으로 알려진 서영라는 마카오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이 북한의 암살이 두려워 마카오와 중국 당국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만큼 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말레이시아로 가서 김정남 시신을 인수하려 나서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7-02-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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