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영화잔치 아카데미…‘라라랜드’ 독주냐 vs 이변이냐

업데이트 2017-02-20 09:38
입력 2017-02-20 09:18
미국 최대 영화 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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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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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89회째를 맞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현지 시각으로 26일 오후(한국시간 27일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13개 부문 14개 후보에 오른 ‘라라랜드’를 비롯해 ‘문라이트’, ‘컨택트’,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라이언’, ‘핵소 고지’ 등 대작들이 대거 후보로 이름을 올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 ‘라라랜드’ 독주하나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라라랜드’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라라랜드’는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등 총 13개 부문에서 14개 후보에 올랐다. ‘타이타닉’(1997), ‘이브의 모든 것’(1950)과 타이기록이다.

‘라라랜드’는 지난달 열린 제74회 골든글로브에서 7관왕에 오른 데 이어 지난 13일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에서도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등 주요 상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라라랜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남녀의 사랑과 꿈을 그린 뮤지컬 영화로, ‘위플래쉬’(2015)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데이미언 셔젤이 감독상을 받을 경우 32세로 아카데미 사상 최연소 수상자가 된다.

작품상을 받으면 1958년 ‘지지’ 이후 60여 년 만에 상을 받는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가 된다.

◇ ‘문라이트’ 독주 막을 대항마

‘라라랜드’의 독주를 깨고 이변이 나올 수도 있다. 지난해에도 ‘스포트라이트’가 12개 부문의 후보에 오른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제치고 작품상을 받았다.

아카데미는 작품상과 감독상을 몰아주는 경향이 있지만, 2015년 ‘버드맨’이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거머쥔 것을 제외하면 최근 몇 년간은 나눠주기 시상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올해도 ‘라라랜드’가 작품상이나 감독상 중 하나만을 받는다면, ‘문라이트’,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컨택트’ 등에 나머지 상이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1960년대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개발 경쟁에서 미국의 승리를 이끌었던 세 명의 흑인 여성의 실화를 다룬 ‘히든 피겨스’와 가난한 현실에서 가족을 지키려고 완벽 범죄를 계획한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로스트 인 더스트’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이 가운데 ‘문라이트’를 연출한 30대의 천재 감독 배리 젱킨스 감독이 수상하면 아카데미 89년 역사상 최초로 흑인 감독상 수상자가 된다. 흑인인 스티브 맥퀸 감독이 ‘노예 12년’(2014)으로 작품상을 받았지만, 역대 흑인 감독상 수상자는 한 명도 없었다.

외계인과 만남을 소재로 소통의 문제를 제기한 ‘컨택트’의 드니 빌뇌브 감독도 수상권에 든다.

할리우드 배우 멜 깁슨이 10년 만에 직접 연출한 ‘핵소 고지’로 다시 한 번 감독상을 받을지도 관심이다. 멜 깁슨은 1996년 ‘브레이브 하트’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아카데미 5개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남녀주연상은 케이시 애플렉, 에마 스톤 유력

남자 주연상은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케이시 애플렉이 유력하다. 갑작스러운 형의 죽음으로 고향에 돌아온 리(케이시 애플렉)가 숨겨둔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케이시 애플렉은 내면에 감춰진 슬픔과 분노, 죄책감 등의 감정을 밀도 높게 연기했다. 이미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영국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가까이 다가섰다.

‘펜스’의 덴절 워싱턴도 유력 후보자 중 하나다. 2002년에 ‘트레이닝 데이’(2001)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덴절 워싱턴은 이달 초 개최된 제23회 미국배우조합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즐링, ‘핵소 고지’의 앤드루 가필드도 만만찮은 경쟁 상대로 꼽힌다.

여우주연상은 ‘라라랜드’에서 춤과 노래, 연기력을 모두 뽐낸 에마 스톤이 가장 앞서 있다.

여기에 ‘러빙’의 루스 네이가와 ‘플로렌스’의 메릴 스트리프가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 중이다. 메릴 스트리프는 생애 통산 20번째 후보로 지명됐고, 3차례 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월 열린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는 최고영예의 황금곰상인 ‘세실 B 드밀상’을 받았다.

여우 조연상은 ‘문라이트’의 나오미 해리스, ‘펜스’의 비올라 데이비스, ‘히든 피겨스’의 옥타비아 스펜서 등이 꼽힌다.

◇흑인 수상자 얼마나 나올까…반 트럼프 발언도 주목

지난 2년간 ‘백인들의 잔치’, ‘화이트 오스카’라는 비난을 받았던 아카데미상에 올해는 6명의 흑인 배우가 이름을 올려 이 가운데 몇 명의 수상자가 나올지 주목된다.

‘펜스’에 출연한 덴절 워싱턴, 비올라 데이비스와 ‘문라이트’의 마허셜라 알리·나오미 해리스, ‘러빙’의 루스 네이가, ‘히든 피겨스’의 옥타비아 스펜서 등이 포함됐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아카데미상 주요 부문 후보에는 흑인 배우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백인 중심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영화계 인사들의 반 트럼프 발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 출신의 거장 아쉬가르 파르하디는 신작 ‘세일즈맨’으로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나 도널드 트럼프의 반무슬림 정책에 항의하며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메릴 스트리프도 최근 골든글로브 수상 소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정책과 장애인 조롱 등을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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